[사설] ‘나랏돈’으로 사채놀이 명륜진사갈비… 정부는 이 지경되도록 뭐했나

2026. 5. 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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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혈세로 조성된 정책자금을 저리로 빌려 가맹점주들에게 고리의 사채로 굴린 가맹본부의 파렴치한 행태가 드러났다.

명륜당은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에서 연 3~6%의 저리로 800억원이 넘는 정책자금을 빌려 이를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주나 가맹점 희망자에게 점포 개설 자금조로 최고 18%의 고금리로 빌려주고, 인테리어·설비 비용을 실제보다 과도하게 부담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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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진사갈비. [연합뉴스]


국민 혈세로 조성된 정책자금을 저리로 빌려 가맹점주들에게 고리의 사채로 굴린 가맹본부의 파렴치한 행태가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무한리필 고기 전문점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을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소회의에 회부했다고 10일 밝혔다. 명륜당은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에서 연 3~6%의 저리로 800억원이 넘는 정책자금을 빌려 이를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주나 가맹점 희망자에게 점포 개설 자금조로 최고 18%의 고금리로 빌려주고, 인테리어·설비 비용을 실제보다 과도하게 부담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명륜당은 약 530곳의 명륜진사갈비 가맹점을 운영 중인데 이런 식으로 대출받은 점포는 폐업한 곳을 포함해 900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상공인을 살리라고 준 나랏돈이 오히려 소상공인의 고혈을 짜내는 ‘사채 종잣돈’으로 둔갑한 셈이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명륜당의 수법은 치밀하고 대담했다. 대주주 등이 설립한 14개 대부업체에 자금을 쪼개어 배분함으로써 금융감독원의 감시망을 피하는 이른바 ‘쪼개기 등록’까지 서슴지 않았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라는 ‘상생’의 관계를 악용해 점주들을 사채의 늪으로 밀어 넣은 것은 기업 윤리를 저버린 명백한 약탈 행위다. 겉으로는 ‘착한 프랜차이즈’를 표방하며 뒤로는 점주들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벌였다는 사실에 국민적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지경이 되도록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은 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점이다. 산업은행 등은 수백억원의 자금을 내주면서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기본적인 사후 관리조차 하지 않았다. 금융위와 공정위 역시 가맹본부의 이런 기막힌 편법이 횡행할 동안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감시 체계에 구멍이 뚫려 나랏돈이 범죄에 가까운 사적 이익을 위해 유용되는 것을 방관한 정부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정부는 이제야 정책자금 회수와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강경 대응을 외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이번 사태는 명륜당 한 곳의 일탈로 치부해선 결코 안된다. 소상공인의 등골을 휘게 하는 ‘갑질’이 또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전수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시중에는 “나랏돈은 눈먼돈”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정부가 정책금융 관리를 소홀히 해왔기 때문이다. 국민 혈세를 빼먹는 것을 묵인하는 건 정부의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정책자금의 용도외 사용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관리감독 실패에 대한 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한다. 혈세를 사채놀이 밑천으로 내어준 정부의 무능이 되풀이된다면 국민의 신뢰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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