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장교란 무료배달, 구조적 수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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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달 플랫폼 수수료를 둘러싼 사회적 대화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최근 화두가 된 수수료 논란은 바로 이 '무료배달'이 낳은 연쇄 작용의 결과물이다.
현재의 무료배달 프레임이 지속되는 한, 표면적인 수수료 숫자를 낮추더라도 외식업주의 실질적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의 사회적 대화는 '수수료 인하'라는 표면적 쟁점을 넘어, 근본 원인인 '끼워팔기식 무료배달' 구조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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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달 플랫폼 수수료를 둘러싼 사회적 대화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진단과 처방이 엇나간 탓이다. 현재의 논의가 ‘수수료율’이라는 수치 조정에만 매달리는 것은 질병의 근원은 외면한 채 당장의 증상만 억누르려는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의 위기는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단순한 가격 갈등이 아니다. 불투명해진 비용 구조가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을 마비시킨 구조적 결과다.
배달 시장을 병들게 한 근본 원인을 진단하려면, ‘무료배달’ 패러다임이 시장을 휩쓸기 시작한 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구독 모델과 연계된 무료배달이 등장했을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무료가 아닌 무료배달’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플랫폼 업계 전반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 출혈 경쟁에 뛰어들면서, 결국 시장 전체에 ‘비용 왜곡’이라는 부메랑이 돌아왔다. 배달에는 필연적으로 라이더 인건비 등 물리적 비용이 발생함에도, 이를 투명하게 산정하고 청구할 수 없는 기형적인 구조가 굳어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거대 자본을 앞세운 플랫폼의 ‘결합형 구독 모델’이 자리하고 있다. 기존 멤버십 혜택에 무료배달을 연계하면서, 결과적으로 배달 서비스 이용과 관계없이 모든 멤버십 구독 소비자에게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전가했다. 경제학의 기본 원칙인 ‘수익자 부담 원칙’이 무너진 것이다.
‘배달’ 역시 인적 자원과 물류 인프라가 투입되는 명백한 유료 서비스다. 그러나 이를 멤버십 혜택으로 묶어 ‘무료’로 포장하는 순간, 서비스 가격의 심각한 왜곡이 발생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멤버십 기반이 약한 기존 업체들은 폭증하는 무료배달 비용을 감당하기 버거웠고, 그 막대한 부담은 직간접적으로 입점 소상공인들에게 향하고 있다. 한계에 내몰린 외식업주들은 생존을 위해 이를 음식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배달비 무료’라는 착시 속에서 오히려 더 비싼 밥값을 지불하게 되는 모순에 직면했다. 최근 화두가 된 수수료 논란은 바로 이 ‘무료배달’이 낳은 연쇄 작용의 결과물이다.
현재의 무료배달 프레임이 지속되는 한, 표면적인 수수료 숫자를 낮추더라도 외식업주의 실질적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업주는 배달과 매장 가격을 달리하는 ‘이중가격’의 유혹에 내몰리게 되고, 그 사이 배달 시장 생태계를 지탱해 온 소비자의 신뢰는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은 공유 자원의 지속 가능성은 이해당사자 간의 자율적 합의와 투명한 규칙에서 나온다고 역설했다.
건강한 배달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 역시 ‘지불 주체와 수혜자의 일치’라는 투명한 규칙 위에서만 가능하다. 배달 서비스에 투입되는 실질적 비용이 합리적으로 산정되고, 이를 서비스 이용 주체들이 투명하게 분담하는 구조로 돌아가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사회적 대화는 ‘수수료 인하’라는 표면적 쟁점을 넘어, 근본 원인인 ‘끼워팔기식 무료배달’ 구조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을지로위원회와 정부 당국은 좀 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수수료라는 현상 너머의 본질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특정 마케팅 방식이 시장 질서를 인위적으로 재편하고 비용 구조를 불투명하게 만든다면, 이에 대한 제도적 점검이 필수적이다. 투명한 비용 구조 확립만이 병든 배달 생태계를 살릴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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