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특집]위기 넘어 미래로…금호타이어 ‘함평시대’ 속도

정희윤 기자 2026. 5. 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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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딛고 미래공장 전환 본격화
갈등 대신 협력으로 생산 정상화
사측, 고용 안정 최우선으로 신뢰
노사 상생 기반 재도약 가속화 중

전기차 고부가 시장 공략 확대
글로벌 생산 체계 재편 속 도전
향토기업 지역상생도 강화 지속
지역경제 새 성장축 부상 기대
향토기업 금호타이어가 대형 화재 이후 노사의 협력으로 광주공장 정상화와 함평 신공장 건설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함평 신공장 부지.

지난해 광주공장을 집어삼킨 대형 화재는 금호타이어 역사상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로 꼽힌다. 생산라인이 멈췄고 지역사회에도 큰 충격을 줬다. 금호타이어는 멈춰 서지 않았다. 노사는 갈등 대신 공존을 택했고, 광주공장 정상화와 함평 신공장 건설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다.

화재 이후 생산 차질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지역사회와의 상생 활동도 이어갔다.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선 금호타이어는 이제 '함평 시대'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광주 재건·함평 이전 '투트랙'
금호타이어 노사는 대형 화재 이후 회생을 위해 지난해 7월 광주공장 재건과 함평 신공장 이전을 골자로 한 특별합의안을 도출했다. 핵심은 광주공장 가동을 유지하면서 함평 빛그린산단 신공장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화재 피해가 없는 광주1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설비를 보완해 우선 재가동에 나섰고, 함평에는 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530만본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한다. 향후 광주공장 부지 매각 이후에는 단계적 이전과 증설도 추진된다. 무엇보다 구성원 고용 안정을 약속하며 노사 간 신뢰를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광주공장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루 4천본 생산으로 부분 재가동에 들어간 이후 올해 1월에는 6천본, 2월에는 하루 생산량 1만565본을 기록하며 정상화 궤도에 진입했다. 화재 이후 7개월 만의 성과다.
 
금호타이어는 대형 화재 히우 임직원들의 헌신과 협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사진은 '회복과 소통'을 위해 진행된 '안전 한 잔, 여유 한 잔'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금호타이어 제공

◇노사 협력으로 위기 돌파
금호타이어는 이 같은 회복의 배경으로 임직원들의 헌신과 노사 협력을 꼽는다. 현장 정리와 설비 복구 과정에서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며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고, 회사 역시 생산 정상화와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특히 화재 이후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는 '회복과 소통'이 중요한 경영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초 광주·곡성·평택 공장에서 진행된 '안전 한 잔, 여유 한 잔' 캠페인은 대표 사례다. 경영진이 직접 커피차에 나서 임직원들에게 음료를 건네며 안전 의식을 강조하고 현장 소통에 나섰다.
금호타이어는 일반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영업현장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금호타이어 제공

또 방송인 김제동을 초청한 토크콘서트도 열었다.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화재 이후 심리적 피로감을 겪은 임직원들을 위로하고 조직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위로, 회복 그리고 새로운 기대'를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는 "함께 겪었고 함께 회복한다"는 공동체 의식이 공유됐다.

노사 관계 역시 과거 대립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위기 공동 대응'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화재 이후 영업·생산·지원 조직 간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일반직 직원 대상 영업현장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전체 밸류체인을 직접 체험하며 시장과 고객 중심 사고를 키우는 방식이다.
 
금호타이어는 위기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26'에서 본상을 수상한 미래형 모듈 타이어 '옴니 링'./금호타이어 제공

◇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
위기 속에서도 금호타이어의 경영 성과는 오히려 개선됐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4조7천13억원, 영업이익 5천75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9분기 연속 분기 매출 1조원을 넘겼고, 고인치·전기차 타이어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공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신차용(OE)과 교체용(RE) 타이어 판매가 확대됐고, 전기차 전용 브랜드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올해는 매출 목표를 5조1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재무 안정성도 높아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금호타이어의 기업신용등급을 기존 'A0'에서 'A+'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영업 기반 확대와 수익성 중심 판매 전략, 현금흐름 개선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기술 경쟁력 역시 강화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26'에서 미래형 모듈 타이어 '옴니 링'으로 본상을 수상했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겨냥한 기술력과 디자인 혁신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SUV 타이어 '크루젠 GT Pro'를 출시하며 고부가 제품 확대에도 나섰다. 전기차 대응 기술과 고연비·고내구 성능을 앞세워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금호타이어는 향토기업으로서의 역할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은 올해 설 명절 당시 광주·곡성 공장 인근 독거노인들에게 제수용품과 식료품을 전달하는 모습. /금호타이어 제공

◇향토기업 역할도 '톡톡'
지역사회와의 상생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설 명절에도 광주·곡성 공장 인근 독거노인들에게 제수용품과 식료품을 전달했다. 25년째 이어진 이웃사랑 활동으로 지금까지 1만1천600여명의 지역민들에게 도움을 전했다.

특히 화재 이후에도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생산 정상화와 공장 복구라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지역과의 약속을 이어가며 향토기업으로서의 책임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명절 나눔 활동 외에도 김장김치 지원, 취약계층 후원, 타이어 무상점검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광주와 곡성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성장해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위기 속일수록 지역과 함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화재 당시에도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응원과 지원이 이어졌고,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지역민들에 대한 감사의 목소리가 컸다는 후문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단순한 제조기업을 넘어 광주·전남 산업사를 상징하는 기업 중 하나"라며 "위기 이후에도 지역과의 연결고리를 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함평시대…산업지형 바꾼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금호타이어의 함평 이전이 단순한 공장 이전을 넘어 광주·전남 산업 지형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빛그린산단 중심의 미래형 생산체계 구축과 친환경·전기차 타이어 확대가 맞물리며 새로운 제조 생태계 형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광주공장 부지 활용 문제와 함평 신공장 건설 일정,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 해결해야 할 변수는 적지 않다. 하지만 화재라는 초유의 위기 속에서도 생산 정상화와 신공장 추진, 노사 협력을 동시에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다.

또다른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단순히 공장을 복구하는 수준이 아니라 미래 생산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며 "위기 이후 노사가 함께 해법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제조업계에도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