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구시장 예비후보들 일제히 ‘AGT’ 백지화 공약… ‘모노레일’ 추진 전망

신헌호 기자 2026. 5. 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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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안전법 개정 선행돼야…기본계획 수립부터 다시 시작
최소 2년 이상 착공 지연, 400억 원대 매몰비용 발생 논란도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운행 모습. 대구교통공사 제공

올 하반기 착공을 앞둔 대구도시철도 4호선 건설사업이 6·3 지방선거를 통해 '모노레일' 방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이 나란히 현행 철제차륜 자동안내궤도차량(AGT) 방식을 백지화하고, 기존에 논의됐던 모노레일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최근 도시철도 4호선 방식을 모노레일로 전면 수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 측은 "소음과 경관 훼손 등 AGT의 단점을 극복하고, 대구의 백년대계를 위해 검증된 모노레일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예비후보 역시 시민들의 건의를 반영해 모노레일 도입 및 지하화 요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10일 밝혔다. 특히 추 후보 측은 3호선과의 운영 효율성을 강조하며, 중앙정부 설득을 통한 법적 걸림돌 제거를 약속했다.

4호선은 수년간 모노레일과 AGT를 놓고 지역사회의 논쟁거리였다. 대구시를 비롯해 4호선의 조속한 착공을 원하는 시민들은 'AGT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반면, 모노레일을 희망하는 시민들은 AGT의 단점 등을 이유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검증된 모노레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구일보는 예비후보들의 공약 분석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논하기보다, 4호선 모노레일 추진 전제조건과 본격 추진 시 대략적인 일정 등에 대해 짚어봤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공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부겸 캠프 제공

◆철도안전법 개정 관건

모노레일을 도입하겠다는 김 예비후보 공약 실현의 핵심은 철도안전법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 시절 4호선 방식을 모노레일에서 AGT로 변경해 추진한 이유는 '형식승인'이다. 3호선 모노레일을 시공한 일본 히타치는 기술 유출 우려로 철도안전법 면제 등을 요구했고, 국토교통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결국 AGT 도입이 결정됐다.

이와 관련, 김부겸 캠프는 여야 합의를 통해 철도안전법을 개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채홍호 정책총괄본부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형식승인 면제가 아닌 모노레일이 설치된 지역에 한해 예외를 두거나, 또 다른 (안전)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이라며 "(캠프에서) 확인한 결과, 가능한 것으로 안다. 과거 방식대로라면 국내업체가 주계약자이지만, 법이 개정되면 히타치가 주계약자가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여당인 윤석열 정부 당시, 대구시는 모노레일 도입을 위해 형식승인 면제 등을 요구했지만 국토부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철도안전법 개정을 국토부가 반대할 것에 대해 채홍호 본부장은 "김부겸 후보가 시장이 됐을 때의 여건은 그때의 여건과 완전히 다르지 않나. 개정안도 발의되지 않았다"며 "국토위에 속한 권영진 의원도 (모노레일에) 찬성이기 때문에 여야 합의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추경호 캠프도 도시철도 4호선의 모노레일 도입과 지하화 등 대구시민의 건의를 적극 반양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혁신도시 연장선과 관련해서도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해 중앙정부 설득에 즉각 나서겠다고 했다.

법 개정 후에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히타치의 사업 참여 여부다. 히타치는 2022년 당시 '국내업체가 주계약자로, 히타치는 하도급 참여 희망'이라고 4호선 참여조건으로 내걸었다. 다만 형식승인 문제가 해결되면, 히타치의 입장 변화도 예상되지만 현재로선 단정하긴 어렵다.
대구도시철도 4호선 노선도. 대구시 제공

◆모노레일 추진 시 4호선 건설 일정은?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의 공약대로 모노레일로 추진된다면 4호선 건설사업은 기본계획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진행되는 예비타당성조사의 경우 이미 모노레일로 통과(B/C=0.87, AHP=0.503)됐기 때문에, 완전히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민선9기 대구시는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진행한 뒤 국토부의 기본계획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후 △입찰공고(1·2공구) △1·2공구 기본설계 △1공구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및 실시설계 착수 △2공구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및 실시설계 착수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 △1·2공구 실시설계 적격심의 △사업계획 승인 △공사 시행 순으로 진행된다.

AGT 방식으로 추진된 기존 4호선 건설사업의 경우, 기본계획용역(2021년 6월)부터 1·2공구 실시설계 적격심의 통과(2025년 4월)까지 4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됐다.

다만, 모노레일로 변경될 경우 행정절차 소요시간은 AGT의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 4호선은 현재 착공을 앞둔 상황이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차량 형식 변경, 차량기지, 역 추가, 히말라야시다 보존 등 각종 이슈와 문제로 인해 행정절차가 길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이슈와 문제는 해결됐고, 차량 형식만 변경하면 돼 기본계획부터 적격심의까지 빠르면 2년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즉 법 개정과 함께 행정절차가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는 가정 아래,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된다. 착공시점은 2028년 하반기, 완공시점은 2032년으로 예상된다.
지난 9일 대구 동성로축제 현장을 방문한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한 어린이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추경호 캠프 제공

◆감수해야 할 비용은?

AGT가 백지화될 경우 수백억 원대의 매몰비용과 건설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2018년부터 최근까지 대구시가 4호선 건설사업에 투입한 비용(국비 포함)은 400억 원 가량이다. 여기에 새로 시작해야 할 행정절차에 따라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또 사업기간이 늦춰짐에 따른 건설비용 증가도 뒤따른다. 4호선 건설사업의 경우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1년 늦어질 때마다 190억 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일 김부겸 캠프는 설계 변경, 공사 연기 등으로 인한 매몰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대구의 백년대계를 위해 AGT가 아닌 모노레일로 건설돼야 한다고 밝혔다.

추경호 캠프 역시 "모노레일로 변경 시 사업 추진 지연, 현재까지 투입된 매몰비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도 잘 안다. 그러나 3호선 내구연한이 도래하면 형식승인 문제는 또 다시 부딪혀야 할 과제이고 , 3·4호선이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추가로 발생할 비효율과 지출도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4호선은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동대구역, 경북대, 엑스코, 이시아폴리스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12.6㎞ 노선이다. 총 사업비는 8천863억 원(국비 5천65억 원, 시비 3천798억 원) 규모다. 지난달 4호선 2공구 실시설계안이 적격 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3월 1공구에 이어, 2공구 심의가 통과되면서 4호선 건설사업은 국토교통부의 사업계획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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