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스크] 'AI 제국주의'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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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단순한 도구로 부르는 시대는 끝났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미토스' 같은 초고성능 AI는 이제 핵무기나 항공모함 같은 국가전략자산의 반열에 올랐다.
어느 국가, 어느 기업이 더 강력한 AI 모델을 보유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렸다.
미국의 오픈AI와 앤스로픽, 중국의 딥시크가 최전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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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의 사회·경제 종속시켜
국가 차원 대응전략 늦으면
'디지털 식민지' 전락할 것

인공지능(AI)을 단순한 도구로 부르는 시대는 끝났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미토스' 같은 초고성능 AI는 이제 핵무기나 항공모함 같은 국가전략자산의 반열에 올랐다. 어느 국가, 어느 기업이 더 강력한 AI 모델을 보유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 같은 흐름은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증기기관선과 함포를 앞세운 강대국들이 세계를 분할해 식민지 질서를 구축했듯, 지금은 막강한 AI를 가진 소수의 국가와 기업이 글로벌 정치·경제·사회 질서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취재하는 저널리스트 캐런 하오는 현재 AI 패권 경쟁이 '현대판 식민지 세계질서의 재편'이라고 봤다. 과거 제국주의 열강들이 식민지를 착취해 부를 쌓았듯이 현재 빅테크 기업들은 전 세계의 데이터를 무상으로 수집(착취)하고 알고리즘이라는 지배력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다. 금배지를 좇아 떠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저서 'AI 전쟁 2.0'에서 "과거 전쟁이 영토를 뺏는 것이었다면 AI 전쟁은 데이터와 플랫폼을 장악해 타국의 사고방식과 산업 생태계를 종속시키는 것"이라며 "AI 주권을 잃는다면 국가의 미래 결정권을 외산 알고리즘에 저당 잡히는 '디지털 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오픈AI와 앤스로픽, 중국의 딥시크가 최전선에 있다. 위기감을 느낀 유럽연합(EU)은 미스트랄을 내세워 반격을 꾀하고 있으며, 각국은 자국 데이터와 자국민 정보를 지키기 위해 'AI 주권'을 법제화하고 나섰다.
AI 주권은 단순히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가 배제된 외국산 AI가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한국군의 작전 수행까지 지원한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미국산 AI에 한국의 국익과 직결된 안보 정책을 묻는다면 그 AI는 한국의 국익을 우선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의 전략을 우선할 것인가?
그렇다면 반도체 강국이자 정보기술(IT) 선진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의 위치는 어디인가. 냉정하게 말해 애매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의 두뇌 격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정작 그 메모리 위에서 '무엇을, 어떻게 생각할지' 결정하는 AI 모델은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최고 부품을 만들지만 설계도는 없는 셈이다.
하지만 비관만 할 필요는 없다. 글로벌 IT 리더들이 한국에 부러워하는 게 있다. 바로 방대한 양질의 한국어 데이터, 빠른 디지털 인프라, 성숙한 제조 역량 그리고 AI를 빠르게 습득하고 열정적으로 활용하는 국민들이다. 부족한 것은 자원이 아니라 차별화된 전략이다.
네이버 같은 국내 선두 기업의 연간 AI 투자액이 1조~2조원 수준인 반면,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들은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는다. 미국이 범용 AI(AGI) 경쟁으로 간다고 정면승부하는 것은 무모하다. 체급이 다르다. 제조·바이오 같은 특정 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특화 AI를 만드는 '버티컬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 동시에 일본, 호주, 캐나다 등 한국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중견 기술 강국들과 AI 동맹을 맺어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공유하고, 빅테크의 독점에 대항하는 AI 연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당장 국가 차원의 총력전과 영리한 외교적·산업적 설계가 필요하다.
앤스로픽 스스로 "경쟁사들도 6~18개월 안에 유사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을 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 거대한 AI 쓰나미가 휩쓸기 전에 한국은 단순한 부품 공급자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질서를 쓰는 게임 설계자의 일원이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AI 제국주의 시대의 규칙은 명확하다. "AI를 가진 나라는 질서를 만들고, AI를 빌리는 나라는 그 질서를 따르는 것."
[고재만 디지털테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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