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넣어봐야”…예금 탈출 러시에 금융권 ‘안절부절’ [머니+]
은행 정기예금·요구불예금 축소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 급격히 늘어
상호저축은행·새마을금고는 금리↑
“자금이탈 막긴 어려워” 회의적 시각도

코스피지수가 장중 7500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역사적인 랠리가 지속되자 금융권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리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은행권부터 2금융권까지 수신 잔액 축소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업권마다 다양한 수신 방어 태세가 나타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6일 기준 934조61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937조1834억원) 대비 2조5720억원 감소한 수치다.
지난 2월 말(946조8897억원)과 비교하면 12조2783억원 감소한 것이다.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939조2863억원을 기록한 뒤 올해 2월까지 증가세를 보였다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5대 은행 대기자금 성격의 자금도 강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말 699조9081억원을 가리켰던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696조5524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불과 일주일 새인 지난 6일 699조1204억원을 나타냈다.
이런 흐름은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말 4214.17선을 가리켰다가 지난 8일 장중 7531.88까지 오르며 채 5개월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79% 가량 급등하는 추이와 맞물려 나타났다. 이 기간 주요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2%대 후반을 가리키면서 자금을 예치해 둘 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제2금융권에서도 머니무브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보험업권에서는 해약 증가가 포착되고 있어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3대 생명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의 올해 1분기 해약환급금 규모는 4조89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2103억원) 대비 6882억원(16.3%) 증가했다. 이중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은 2조8288억원으로 전년(2조2953억원)대비 5335원(23.2%) 늘었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은 생보사 가입자들이 만기 시 원금과 이자를 목돈으로 돌려받기보다 계약 해지 시 돌려주는 해약금을 받아 증시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2금융권은 수신 이탈에 은행권보다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달 들어선 방어를 위해 본격적인 예금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7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24%로, 지난해 1월(연 3.33%)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시중은행 19곳의 평균 금리(연 2.54%)보다 0.7%p가량 높은 수준이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연 3%대 후반(3.6% 이상) 상품도 등장하면서 은행과 더 높은 금리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 310개 중 3.5%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52개에 달한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를 통해 자금 유입을 시도하는 것이다.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나주동부·영등포당산·달서 등)에서도 연 3.8%의 'MG더뱅킹정기예금'을 선보였다. 흥덕신협의 '유니온정기예탁금'은 연 3.71% 금리를 제시했다.
다만 일각에선 금리 상승을 통해 시중 자금의 이탈을 막아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증시에서 일부 종목이 하루 10% 이상 상승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 금리를 더 올리더라도 예금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에선 이미 대부분의 예금 만기 고객이 재예치보다 자금 이동을 택하고 있고, 가파르게 오르는 증시 내 수익률을 제치고 돌아오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시중은행들도 금리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은데다 수신 방어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금리 경쟁에 공격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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