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4년 만에 재개, 3주택 실효세율 최대 82.5%···‘매물 잠김’이 집값 자극할라 촉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4년 만에 재개됐다. 양도세를 아끼려고 보유 주택을 시장에 내놓았던 다주택자들이 팔리지 않은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추가로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
10일 당국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 보유 주택을 처분할 때 양도세 세율을 높게 매기는 양도세 중과 조치가 이날부터 다시 시행됐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이 대폭 늘어난다. 기본세율인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더해진다. 지방소득세까지 더하면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최고 실효세율이 82.5%까지 오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윤석열 정부에서 매년 시행을 1년씩 유예해왔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유예 종료를 선언하면서 재개됐다. 중과 유예 마지막 날인 9일은 토요일이었지만, 조정대상지역 내 구청들이 일제히 문을 열어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받았다. 끝까지 고심하던 다주택자 중 허가 신청 ‘막차’를 타러 구청을 찾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정부는 중과 유예 만료 예고 이후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무주택 실수요자가 이를 매입하는 선순환이 나타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1월 23일 5만6219개에서 3월 21일 8만80개로 치솟았다. 국토교통부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다주택자 매도 주택을 무주택자가 사들인 비율이 2025년 월평균 56%에서 지난 3월 73%로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기준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아파트 매매가는 2월 넷째 주부터 내림세로 전환됐다.
그사이 “코스피 7000 돌파에서 보듯 투자 패러다임이 부동산에서 자본시장 등 생산적 금융 부문으로 전환되고 있다”(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이 결합해 ‘돈의 흐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로써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부동산이 상승하더라도 “완만한 상승을 하지 않겠나”(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매물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3월 하순부터 점차 감소하다 5월 들어 7만2315개에서 중과 유예 종료 첫날인 이날 6만6914개로 급감했다. 아파트 매매가는 5월 첫째 주 기준 서울에서 강남구를 제외하고 서초·송파·용산구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전세 매물 부족과 미진한 주택 공급이 상승세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 중 집을 정리할 사람은 이미 많이 정리했고, 나머지는 보유·증여 혹은 시장을 좀 더 관망하겠다고 선택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분간 거래 소강상태는 불가피하다”며 “가격이 보합 내지는 약간 상승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준형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식시장 등에서 부동산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된다면 결국엔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 외곽에서의 저렴한 주택 구입 기회마저 가격 상승으로 사라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추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SNS에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과 임대사업자에게 영구적 양도세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이 적정한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양도세 중과 재개 후 매물 잠김 우려가 크지만, 국민주권정부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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