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홀린 K의료관광 … 작년 한해 '12조원' 대박 터졌다
K뷰티·웰니스 등 지역관광 확장
외국인 1인평균 775만원 지출

'201만명.'
의료 목적으로 작년 한 해 동안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숫자다.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첫 200만명 돌파다. 이것만 해도 입이 벌어질 텐데, 낙수효과도 역대급이다. K의료관광의 힘, 천천히 뜯어보자.
의료관광 생산유발효과만 22조원
최근 정부가 내놓은 성적표를 보면 K의료관광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지금까지 의료 관광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누적으로 어느새 706만명을 넘어섰다.
이 숫자가 퀀텀 점프한 게 코로나19 직후부터다. 2020년에는 12만명까지 쪼그라들었던 의료관광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23년 61만명으로 소폭 는다.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건 2024년. 117만명을 돌파하며 돌풍이 일더니 마침내 2025년 201만명으로, 200만명 고지까지 넘어섰다. 3년 연속 역대 최고치다. 의료관광 시장이 단순 회복을 넘어 완전히 차원이 다른 판으로 커진 셈이다.
경제효과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산업연구원 분석 기준 지난해 외국인 환자와 동반자가 한국에서 쓴 의료관광 지출액은 12조5000억원이다. 의료 지출액만 3조3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생산유발효과는 22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관광 전문가들은 K의료관광의 폭발적 성장세 원인을 '병원 밖 소비' 덕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관광공사의 '2025 의료관광 해외시장 조사'에 따르면 방한 의료관광객은 1인당 평균 7.2일을 머물며 약 775만원을 쓴다.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숙박, 쇼핑, 미식, 웰니스, 지역 관광으로 쉴 새 없이 지갑이 열린다는 뜻이다.
여기서 잠깐. 의료관광 대박을 K팝과 K뷰티의 '후광 효과'라고만 분석한다면 절반만 맞는 얘기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외국인 환자들이 제 발로 찾아올 리 만무하다. 여기에 설계자가 있다. 한국관광공사다. 대박 배경에는 전 세계를 누비며 '영업사원' 노릇을 해 온 한국관광공사의 '발품 마케팅'이 숨어 있다.
공사는 지난해 방한 의료관광 시장을 국가별로 쪼개고, 진료과목별 수요까지 따져가며 10개국 대상 17회에 걸쳐 해외 마케팅을 벌였다. 그 결과 상담 1만2882건, 매출 190억원의 성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내친김에 올해는 판을 더 키운다. 공사는 전략 시장을 12개국 20회로 확대한다. 미국, 태국,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가 신규 공략국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몽골 항복드 같은 2선 도시도 파고든다. 물샐틈없는 홍보 전략으로 K의료관광의 판을 더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대만·동남아·미국까지 몰려온다
국가별로 봐도 판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 1위는 중국이다. 61만9000명이 한국을 찾았다. 2위는 일본, 60만명이다. 중국과 일본만 합쳐도 전체의 60%를 넘는다. 그런데 진짜 눈여겨볼 시장은 따로 있다. 한류의 진원지, 대만이다. 대만은 18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122.5% 증가했다. 미국도 17만3000명으로 2009년 이후 최대치다.
동남아시아 시장 역시 K의료에 열광하고 있다. 태국은 5만8000명, 싱가포르는 4만3000명. 인도네시아는 전년 대비 104.6%, 말레이시아는 106.8%나 의료관광객 숫자가 증가했다. K뷰티와 한국 의료에 대한 신뢰가 동남아 시장으로 급속히 퍼지는 흐름이다.
당연히 타깃을 명확히 한 공사의 전략 덕이다. 그 상징적인 예가 몽골 에르데네트다. 이곳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만든 대구행 의료관광상품은 제법 고가다. 1인당 상품가는 510만 투그릭, 우리 돈으로 200만원 수준이다. 검진 받고, 피부관리 받고, 경주 야경 보고, 해운대 요트 타고, K뷰티 쇼핑까지 하는 7일짜리 고부가가치 여행상품이 이들을 홀린 것이다.
지역 확산도 중요한 포인트다. 지난해 비수도권에서는 부산 151.5%, 제주 114.7%, 대구 31.4% 등 3인방의 의료관광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지역 분산의 성공'이라고 말하긴 이르지만 지역 의료관광의 가능성은 확인된 셈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의료관광은 공사가 해외지사 네트워크와 민관 협업을 기반으로 꾸준히 추진해 온 고부가가치 관광 분야"라며 "앞으로는 국가와 지역, 진료 분야를 다변화하고 의료와 웰니스, 쇼핑, 지역관광을 결합한 융복합 상품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러다 나만 거지” “먹은 돈 토해낼라”…7천피에 더 불안해진 개미들 - 매일경제
- “고액 자산가는 못받습니다”…고유가 지원금 2차 지급기준 내일 공개 - 매일경제
- “무거운 이야기 하려 한다”…안타까운 소식 전한 배우 조정석, 무슨일이 - 매일경제
- “손 커진 개미들, 억대 주식 사팔사팔”…지난달 1억원 이상 주문 역대 최대 - 매일경제
- “성과급 전직원에 나눠줘야지, 왜 반도체가 다 먹나”…삼전 노조 내분 심화 - 매일경제
- 호르무즈 막힌 이란, 믿는 구석 있었구나…미국 건드리지 못한다는데 - 매일경제
- 여야 대표 거취 민심에 물어보니…정청래 연임 반대 45%, 장동혁 사퇴 42% - 매일경제
- 신의 직장? 들어와보니 ‘신이 버린 직장’…국책은행 이직률 3배 뛰었다 - 매일경제
- 103억원어치 팔았다…대출 막히자 코인 매각하고 집 산 30대 - 매일경제
- 박지현, LA 스파크스 개막 로스터 합류...세 번째 한국인 WNBA 선수 탄생 임박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