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청애가 오는14일부터 이지원 작가 초대 개인전 '내면의 산수 — 경계 위에 피어난 정원'을 연다. 전시는 꽃과 식물, 두상과 손, 거북과 펭귄, 화병과 온실 같은 이미지들을 한 화면에 겹쳐 놓으며 현실과 환상, 자연과 내면, 동양적 산수와 현대적 정물의 경계를 탐색해온 작가의 회화 세계를 소개하는 자리이다.
이지원의 회화는 실제 풍경을 재현하기보다 마음속에 떠오른 장면을 다시 배열하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산과 바다, 꽃과 잎, 새와 펭귄처럼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 속한 대상들이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한곳에 모이는' 식으로 구성한다. 양립하기 불가능해 보이는 대상들이 한 공간 안에 공존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특정 장소의 풍경이라기보다 기억과 상상, 현실과 환상이 겹쳐진 '내면의 장소'로 읽힌다. 전시 제목인 '내면의 산수' 역시 바깥 자연의 묘사에 머물지 않고,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정원으로서의 산수를 함의하고 있다.
이지원 작, 'Moon', 캔버스에 아크릴, 53x45.5cm, 2017. 갤러리 청애 제공
이번 전시는 세 가지 흐름으로 구성된다. 먼저 에서는 '침묵의 정원2', '없는 계절-봄', '없는 계절-여름' 등을 통해 석고상이나 얼굴 형상의 화병 위로 식물과 곤충이 솟아오르는 장면을 보여준다. 는 '문(Moon)', '선(Sun)', '스프링(Spring)'에서 손과 꽃, 거북, 달과 해를 연상시키는 원형 배경을 결합해 생명 감각을 확장한다.
마지막 는 '기명절지화와 펭귄', '절지도', '나의 정원' 등을 통해 전통 기명절지화의 길상적 상징을 현대적으로 변주해 복이 단순히 부귀나 성공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머물 수 있는 평온한 상태에 가까움을 보여준다. 즉 온실이라는 보호의 공간 속에 서로 다른 존재가 공존하는 '평온한 상태'로서의 복을 재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지원 작, '나의 작은 정원', 캔버스에 아크릴, 30x30cm, 2025. 갤러리 청애 제공
갤러리 청애 관계자는 "이지원 작가는 현실에 없는 정원을 그리지만, 그것은 현실을 외면하기 위한 도피처라기보다 현실을 살아내는 마음이 잠시 숨을 고르는 장소에 가깝다."고 말한다. 관람자가 이 작가의 화면 속 정원을 통해 현실을 완전히 떠나기보다, 현실 안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차원을 발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전시는 6월14일까지.(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