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나토 체제…유럽서 독자 방위동맹론 확산

김현수 기자·연합뉴스 2026. 5. 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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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전 사무총장 “해체 과정 목격”
유럽 독자 군사연합 필요성 제기
미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대서양 동맹 균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럽 내부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 방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나토 전 사무총장과 유럽의회 의원들은 최근 미국 중심 안보 체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새로운 유럽 방위 동맹 창설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8일 독일 일간 벨트 인터뷰에서 "우리는 위험한 나토 해체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며 새로운 유럽 방위 동맹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덴마크 총리 출신인 라스무센 전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5조와 유럽 방위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흔들고 있다"며 "유럽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EU와 나토 체제로는 유럽 방위 역량 강화에 한계가 있다며, 국방비를 국내총생산의 5% 수준까지 확대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합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 연합뉴스

또 나토 5조와 유사한 집단안보 체계를 갖추고, 특정 국가가 공동 군사작전을 막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다만 그는 "나토는 여전히 서방 방위의 핵심 축"이라며 미국의 핵우산 역할은 계속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라스무센 전 총장은 우크라이나를 새로운 유럽 방위 동맹에 포함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군사 기술과 무기 개발 역량도 높게 평가했다.

유럽의회 초당파 의원 연합도 9일 '유럽의 날'을 맞아 성명을 내고 새로운 유럽 방위 연합의 조속한 창설을 촉구했다.

이들은 "유럽 안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미국 주도의 나토 없이도 독자 대응이 가능한 지휘 체계와 신속대응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U가 최근 회원국 시민 2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가 공동 국방·안보 정책 강화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AFP는 이를 최근 2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