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행사 중단·고급화 전략…최고가격제 시대를 살아가는 주유소의 생존법
“세차 시설로 수익 창출” 광고 성행
지원금 지급 등 정유사도 주유소 돕기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석유제품 공급가 통제를 받는 정유사는 물론 일선 주유소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중동사태가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최고가격제 시행 두 달을 맞으면서 일선 주유소들도 다양한 생존 전략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사의 주유소 지원도 시작됐다.
10일 서울 서초구 A 주유소엔 ‘최고가격제 종료 시까지 할인 행사를 중단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 주유소는 최근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휘발유를 ℓ당 20원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해왔다. 주유소 직원은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휘발유 판매 가격을 최대한 누르고 있다”며 “도저히 할인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7일 5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3월27일 2차 때 한 차례 기준을 인상한 이후로 ℓ당 보통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정유사 못지 않게 일선 주유소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석유제품 가격 모니터링 대상이 되다 보니 자율적으로 가격을 조정하기 힘들다. 특히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주유소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선 주유소가 생존법 찾기에 나선 배경이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매장을 ‘착한 주유소’로 선정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판매 가격을 관리하고 있다”며 “최고가격제 취지에 부응하기 위해 일선 주유소도 최대한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B 주유소는 오히려 고급화 전략을 세웠다. 외제차를 겨냥한 독일산 고급휘발유 판매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차량의 엔진 출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유소 운영자는 “1원이라도 저렴한 주유소로 고객이 몰리고 있지 않은가”라며 “가격 통제가 어렵다면 차라리 고급휘발유를 팔아서 이윤을 남기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선 주유소 운영자를 대상으로 ‘최고가격제 시대에 살아남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광고성 글이 다수 게재됐다. 한 자동 세차 시설 업체는 홈페이지에 “최고가격제 구조에선 ‘우리만 싸게 팔자’는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며 세차 시설 설치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광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에서 편의점과 카페 등을 함께 운영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에서도 주유소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SK에너지는 이날 직영을 제외한 약 2500개 SK주유소에 매월 최대 200억원 규모의 ‘고유가 및 위기극복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정액 지원하되 일부 지원은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고유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경영난을 겪는 전국 SK주유소가 이번 지원으로 석유제품을 안정적으로 유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전국 GS칼텍스 주유소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ℓ당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원을 적립할 수 있도록 했다. 반경 5㎞ 이내 최저가로 결제 금액이 조정되는 상업자표시전용(PLCC) 카드도 현대카드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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