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대구 의료비 리포트] "백내장 수술, 병원 따라 400만원 차이"…대학병원, 동네 마다 '천차만별'

이석수 기자 2026. 5. 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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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비급여 포털 분석 결과, 백내장·임플란트 등 가격 차이 4배나
상급종합병원도 '중앙값' 제각각… 장비·숙련도 명목에 환자 혼란 가중
수성구·중구 '고가' vs 외곽 지역 '선택폭 제한', 지역 내 양극화 심화
환자가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가 동일 질환이라도 의료기관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교적 가벼운 질환으로 대학 병원을 찾을 경우 비급여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가 확인됐다. 사진은 기사의 특성 내용과 관계 없음. 김진홍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비급여 정보 포털'을 전면 개편하며 질환별 총 진료비 정보를 공개했다. 본지가 대구 5대 상급종합병원과 구·군 의원급 의료기관을 분석한 결과, 동일 질환임에도 병원과 지역에 따라 수백만 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구지역 내에서도 구별 의료비 양극화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병의원이 밀집한 수성구와 중구는 비급여 항목이 다양하고 가격대가 높은 반면,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외곽 지역은 선택의 폭 자체가 좁았다. 특히 소아과와 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분야의 격차가 컸다.

◆5개 상급종합병원 "같은 수술, 다른 금액"

대구 의료의 중추인 5개 대학병원(경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의 주요 비급여 항목을 비교한 결과, 수술비와 검사비에서 뚜렷한 격차가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도입된 '다빈도 중앙값'을 기준으로 보면 병원별 가격 정책의 차이가 극명하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백내장 수술(다초점렌즈)의 경우, 최저가 병원과 최고가 병원의 차이가 400만 원에 달했다. 병원별로 사용하는 렌즈의 종류와 검사 장비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1백만 원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특히 다빈도 중앙값 기준으로 볼 때, 특정 대학병원은 지역 평균보다 약 15% 높은 비급여 비용을 책정하고 있었다.

MRI 검사비 역시 차이가 뚜렷했다. 칠곡경북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라인은 상대적으로 중간 가격대(50만~60만 원)를 형성한 반면, 일부 사립 대학병원은 장비 업그레이드 비용 등을 이유로 70만 원 후반대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물리치료사의 숙련도와 시간에 따라 비용이 책정되는 도수치료도 1회당 최저 5만 원과 최고가는 22만 원으로 4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병원 관계자들은 "의료진의 숙련도와 사용하는 고가 장비의 차이"라고 설명하지만, 환자들 사이에서는 "정보가 부족해 발품을 팔지 않으면 상당한 금액을 더 지불해야 하는 구조"라는 불만이 나온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치과 임플란트였다. 대학병원급 내에서도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1치당 최대 150만 원의 차이가 났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고난도 골이식 수술 여부와 프리미엄 재료 사용에 따른 차이"라고 설명하지만, 일반적인 식립 케이스에서도 가격 하한선과 상한선의 간극이 넓어 환자들의 선택에 혼란을 주고 있다.

일반 치과의원급으로 범위를 넓히면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대구 전역 치과의원을 분석한 결과, 최저가는 80만 원대(이벤트성 가격)인 반면, 일부 수성구 소재 치과는 250만 원 이상을 책정해 무려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이번 건보공단의 정보포털 개편 데이터의 핵심은 '중증도별 진료비' 공개다. 분석 결과, 난도가 높은 수술일수록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비중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이는 중증 환자일수록 급여 혜택(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항목이 많아지기 때문"이라면서 "반면 비교적 가벼운 질환으로 대형 병원을 찾을 경우 오히려 일반 병원보다 비급여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자가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가 동일 질환이라도 의료기관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교적 가벼운 질환으로 대학병원을 찾을 경우 비급여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가 확인됐다. 사진은 기사의 특성 내용과 관계 없음. 김진홍 기자

◆'동고서저' 구·군별 의료비 격차

병원급뿐만 아니라 동네 의원들의 비급여 가격도 거주지에 따라 요동치고 있었다. 대구 안에서도 어느 구에 사느냐에 따라 체감 의료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대료와 소득 수준이 높은 수성구와 중구 지역의 비급여 물가가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수성구·중구는 피부과, 안과, 치과 등 선택 진료 성격이 강한 비급여 항목의 중앙값이 타 구·군에 비해 평균 20% 이상 높았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달성군·서구는 절대적인 병원 수가 적어 경쟁이 덜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필수항목에서는 오히려 수성구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비급여 항목인 영유아 검진 관련 특수검사나 비타민 수액 비용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졌다. 영양수액의 경우 수성구(평균 13만 원)에서 한 번 맞을 비용이면 서구나 북구(평균 6만 원)에서 두 번을 맞고도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과 비급여 항목 역시 수성구와 달성군 간에 최대 1.5배의 격차를 보이며 '의료비의 지역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많이 찾는 야간진료 가능 병원(달빛어린이병원 포함)들은 일반 의원보다 비급여 항목을 더 다양하게 운영하는 경향을 보였다.

산부인과에서도 산후조리 비용과 연계된 비급여 항목(무통주사 선택, 특수 병실료)은 중구와 수성구의 대형 산부인과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역의 의료복지 분야 시민단체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이 싸고 비싸고를 떠나, 특정 지역에서 특정 진료비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되지 않도록 하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포털의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대구시 차원의 '적정 비급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석수 기자 ss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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