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5억인데 성과급 7억 요구…"딴 나라 얘기냐" 부글부글 [곽용희의 인사노무노트]

곽용희 2026. 5. 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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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배분제(경영성과급)를 도입한 기업 비중이 1000인 이상 대기업은 46.2%인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과배분제의 본래 취지는 기업 구성원이 함께 성과를 나누는 상생이지만, 최근에는 보상 극대화 경쟁으로 변질되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이 제도가 대기업 정규직의 임금 인상 수단으로 전락할 경우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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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46% vs 중소기업 6%…성과급 이중구조의 '민낯'
경영성과급 도입, 대기업 46% vs 중소기업 6%
성과급이 벌리는 '노동시장 두 개의 나라'
이중구조 민낯 드러난 삼성전자 파업위기
"연봉1억6천에 성과급 6억 요구"
사진=ChatGpt


성과배분제(경영성과급)를 도입한 기업 비중이 1000인 이상 대기업은 46.2%인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격차에 이어 성과 보상 체계마저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구조적으로 고착화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0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성과배분제 도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300인 이상 기업의 도입률은 43.8%에 달했다. 1000인 이상 대기업만 떼어보면 46.2%까지 올라간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도입률은 6.4%에 그쳤다. 격차는 7배를 웃돈다. 성과배분제란 기업의 경영 목표 달성 여부를 기준으로 현금·주식·복지기금 등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집단형 성과보상 제도로, 개인 평가에 연동된 개별 성과급과는 구별된다.

 ○높은 임금 받는 대기업이 성과까지 독식

이 수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예고 때문이다. 2025년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5800만원에 이르는 삼성전자 노조가 추가로 1인당 6억~7억원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는 집단이 기업 이익 배분까지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 한 기업 안에서도 이 격차가 재현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에는 소재·부품·장비·물류 등 150여 개 협력업체와 3만5000명의 사내 하청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가전 생산을 떠받치는 핵심 인력이지만, 성과급 논의에서는 철저히 배제돼 있다. 

이 같은 구조는 국제 비교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임금구조 국제 비교로 본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기업(사업장) 규모'가 임금 불공정에 미치는 영향이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7개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컸다. 한국에서는 어느 직무에 종사하느냐보다 어느 규모의 기업에 속하느냐가 평생 소득을 사실상 결정짓는다는 의미다.

성과배분제의 대기업 편중은 이 격차를 더욱 벌릴 수밖에 없다. 높은 기본급에 성과급까지 더해지는 대기업 정규직과, 낮은 기본급에 성과 공유조차 없는 중소기업·비정규직 간 간극이 매년 누적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1차 노동시장'과 '2차 노동시장'의 분리가 세대를 넘어 재생산될 위험이 크다.

 ○'상생 제도'의 변질…준고정 보상이 된 성과급

본래 성과배분제는 기업이 초과 이익을 낼 경우 구성원과 함께 나누는 '상생'의 장치였다. 이익이 없으면 지급하지 않고, 이익이 있으면 더 분배하는 유연한 보상 구조로 설계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대기업 현장에서는 이 제도가 매년 지급이 당연시되는 '준고정 보상'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노사 협상의 초점이 성과급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금액 극대화 경쟁으로 이동한 것이다.

해외 선진국의 운용 방식은 대조적이다. 미국은 성과 보상의 비중이 크지만 기업 전체 이익을 집단적으로 나누기보다 개인 기여도에 따라 보상하는 구조를 유지한다. 현금보다 주식 지급을 선호해 직원의 이해와 기업의 장기 가치를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독일은 성과배분제를 운영하면서도 직무·숙련 중심의 임금 체계를 기본으로 삼는다. 산별노조 체제 아래 대기업 정규직이 초과 이익을 독점하기 어려운 구조도 갖춰져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과배분제의 본래 취지는 기업 구성원이 함께 성과를 나누는 상생이지만, 최근에는 보상 극대화 경쟁으로 변질되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이 제도가 대기업 정규직의 임금 인상 수단으로 전락할 경우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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