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는 사라졌지만, 더 좋은 야구 선수가 남았다… 만년 ‘경계선’ 선수, 선을 넘기 시작했다

김태우 기자 2026. 5. 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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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군 콜업 후 인상적인 타격 성적으로 SSG 라인업에 활력소가 되고 있는 최준우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입단 당시에는 콘택트 능력이 좋은 2루수로 기대를 모았다. 3할을 칠 수도 있는 콘택트와 선구안을 가졌다는 호평이 자자했다. 하지만 8년 전 스카우팅 리포트에 적혔던 대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유망주’라는 타이틀도 어울리지 않는 선수가 됐다.

매년 1군과 2군의 경계선에 있는 선수였다. 1군 선수와 2군 선수를 가르는 하나의 기준이었지 모른다. 1군 주전 선수들이나 출전 경기 수가 많았던 선수들이 시즌을 끝내고 쉴 때, 이 선수는 매년 11월 해외 마무리캠프에 있었다. 2군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 썩히기는 아깝지만, 1군에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한 전형적인 선수임을 의미했다. 최준우(27·SSG)는 그 이미지와도 싸우고 있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팀의 2차 4라운드(전체 35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최준우는 2019년 1군에 데뷔한 뒤 군 복무를 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매년 1군에서 출장한 경험이 있는 선수다. 그런데 또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시즌을 마친 적은 없었다. 매년 20~30경기에 나가 타율 2할대 중반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루틴처럼 자리를 잡았다. 새로 들어온 후배 2루수들은 치고 올라왔고, 최준우의 자리는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지난해에도 이숭용 SSG 감독의 눈에 들어 1군 무대는 꾸준하게 노크를 했다. 젊은 2루수들이 많아지자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코너 외야수로 포지션 전향까지 했다. 공격 재능은 가진 선수인 만큼 활용성을 높여보자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정작 78경기에서 타율 0.191로 기대에 못 미쳤다. 올해는 1군 전지훈련에도 가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 4타석 출전에 그쳤다. 1군 구상에서 최준우의 이름을 눈여겨보는 이는 더 이상 없었다.

▲ 3할을 기대할 수 있는 2루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최준우는 매년 1군과 2군을 오가는 어려움과 포지션 변경을 모두 잘 극복하고 있다 ⓒSSG랜더스

점차 유망주 리스트에서 방출 후보 리스트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은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이렇다 할 반전이 찾아오지 않아 낙담하고 실망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또 돌아보면 매년 1군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기회는 찾아오고 있었다. 그것을 되돌아보며 마음을 다잡곤 했다. 포기하지 않았고, 더 절실하게 매달렸다.

2군 캠프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한참 어린 후배들과 캠프를 보냈다. 하지만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후배들의 리더로서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준우는 “올해는 퓨처스팀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했다. 1년이라는 시간은 길기 때문에 멀리 보고 기본기부터 다지자는 생각으로 훈련해왔다”면서 “내가 착실하게 훈련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 기회는 주어질 것이라 믿었다. 찬스가 왔을 때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2군에서 좋은 평가가 올라가자 SSG는 지난 4월 19일 최준우를 1군에 다시 불렀다. 언제 다시 2군으로 내려갈지 모르는 압박감 속에, 최준우는 찾아온 기회를 움켜쥐는 양상이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좋은 출발을 알린 해다. 유망주 타이틀은 사라졌지만, 더 좋은 야구 선수가 되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준우는 9일까지 시즌 13경기에서 타율 0.375(24타수 9안타)라는 좋은 타격 성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안타를 치지 못해도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볼넷을 곧잘 골라낸 덕에 출루율은 0.500에 이른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958로 개인 경력에서 가장 좋은 시기다. 물론 규정타석을 채운 것은 아니지만 팀 라인업에 활력소가 된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 올 시즌 높은 타율은 물론 끈질긴 승부로 5할 출루율을 기록 중인 최준우 ⓒSSG랜더스

주전 우익수인 한유섬이 타격 부진으로 2군에 가자 기회가 더 생기고 있고, 그 기회를 잘 살리며 기록지에 숫자들을 새겨가고 있다. 최근 선발 출전한 7경기 중 5경기에서 안타를 쳤고, 이중 2경기는 멀티히트 경기였다. 안타를 치지 못한 1경기는 볼넷 3개를 얻어 3출루 경기를 만들었다. 물론 장타력이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SSG에 잘 없는 유형의 선수라 라인업 구성에서 가치가 있다. 이숭용 감독은 “수비에서도 안정감이 많이 좋아졌다”고 호평한다.

최준우는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임훈 코치님이 적극적으로 공을 공략하라고 하셨다.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보려했다. 최근에 1군에서 안타를 칠 수 있는 이유”라고 최근 좋은 타격 성적의 비결을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공도 잘 보고, 끈질기게 승부하는 반면 정작 투수를 무너뜨리는 타격을 하지 못했던 최준우는 예전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타격감이 좋기에 당분간은 우완 선발을 상대로 꾸준하게 중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성욱의 부상, 한유섬의 부진으로 우익수 자리가 비었기에 어떻게 보면 절호의 찬스가 왔다고도 볼 수 있다. 최준우도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간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것들을 모두 다 쏟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올해 다시 1군 정착의 기회를 얻은 최준우는 이 기회를 잘 살리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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