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도 먹기 힘든데 대세 맞아요?”...‘억지유행’에 돈 줄줄 샌다

한 학생은 친구에게 “이번 주는 버터떡이래. 두쫀쿠는 이제 끝났대”라고 말했죠.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피드를 가득 채웠던 디저트가 순식간에 ‘지난 유행’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먹거리 자체보다 ‘지금 가장 뜨는 메뉴를 알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한 문화가 된 거죠.
SNS를 켤 때마다 새로운 디저트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전국을 강타하며 품귀 현상을 빚었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에 이어 제철 채소를 활용한 ‘봄동 비빔밥’이 화제를 모았어요.
이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버터떡’과 보라색 디저트 ‘우베’가 뒤를 이었죠. 한 가지 유행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음 메뉴가 등장하면서 먹거리 유행의 교체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하나의 먹거리가 유행하면 비교적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았어요. 한 번 인기를 얻은 메뉴는 입소문을 타고 퍼지며 꽤 긴 시간 소비자들의 관심을 붙잡았죠.

최근 먹거리 유행에서는 알고리즘이 유행의 전파 속도와 방향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오래 머무를 만한 콘텐츠, 즉 반응을 이끌기 쉬운 영상을 더 자주 보여주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신예은 생활변화관측소 연구원은 초단기 유행의 근본 원인을 이러한 알고리즘의 구조적 특성에서 찾아요. 신 연구원은 “디저트 시장의 수요와 공급 자체가 늘어난 상황에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자극적인 콘텐츠를 끊임없이 보여주는 알고리즘 구조가 유행의 교체 속도를 가속화했다”고 설명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도화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시청 기록을 파악해 비슷한 영상만을 무한 반복해서 추천하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을 만들어요. 자신이 본 콘텐츠와 유사한 정보에만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자신이 보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상태에 빠지는 것이죠.
결국 다른 선택지나 취향은 상대적으로 눈에 덜 들어오게 됩니다. 편향된 피드에 갇힌 소비자들에게는 세상 모든 사람이 상하이 버터떡이나 우베를 먹는 듯한 착각이 일어나요. 사람들은 스스로 선택해 유행을 즐긴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알고리즘이 깔아놓은 궤도를 따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버터떡 관련 반응에서는 이런 경계심이 확인됩니다. 썸트렌드에 따르면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의 연관 검색어에는 ‘맛있다’, ‘먹고 싶다’처럼 맛에 대한 호기심이 먼저 나타났어요. 그러나 버터떡의 연관 검색어에는 ‘유행하다’와 함께 ‘억지’, ‘억지 유행’이라는 키워드도 함께 나타났어요. 이는 일부 소비자들이 반복 노출로 형성된 유행에 피로감과 거리감을 느끼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알고리즘이 만든 유행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이용자들의 미디어 수용 능력, 즉 미디어 리터러시도 함께 높아지면서 유행을 비판적으로 따져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 연구원은 알고리즘이 빚어낸 필터 버블을 깨기 위한 방법으로 나와 다른 타인과의 오프라인 소통을 제시해요. 신 연구원은 “비슷한 성향을 가진 또래나 같은 커뮤니티 안에서만 소통하면 결국 똑같은 정보의 굴레에 갇히게 된다”며 “전혀 다른 세대,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꾸준히 대화하면서 바깥세상에 발을 걸치고 있어야 필터 버블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김덕식 기자·김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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