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이 말’ 있으면 걸러야”...‘평점 4.9’ 맛집인데 실망하는 이유

배윤경 기자(bykj@mk.co.kr) 2026. 5. 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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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한 끼를 기대하며 식당을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별로여서 실망했던 적이 있나요? 혹은 배달 앱에서 높은 평점을 믿고 주문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아쉬웠던 경험도 한 번쯤은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런 상황을 반복해서 겪게 되는 걸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솔직한 후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광고에 가까운 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처음부터 후기와 별점 서비스가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에요. 원래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상품이나 가게를 선택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한 장치였죠. 다른 사람의 경험을 참고해 직접 가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정보였어요.

하지만 가게 입장에서는 이 평가 시스템이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어요. 점수가 높을수록 손님이 늘어나고 배달 앱이나 지도 서비스에서 더 눈에 띄는 위치에 노출되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일부에서는 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좋은 평을 받는 방식이 등장했어요. 이른바 ‘맛집 블로거’나 인플루언서가 식사를 제공받고 글을 작성하는 경우가 대표적이에요.

이런 흐름은 일반 소비자에게도 퍼졌어요. 음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뷰 이벤트’가 그 예입니다. 주로 간단한 사진과 글을 남기면 음료나 사이드 메뉴를 무료로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져요. 당장은 작은 혜택을 받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행동이 반복되고 축적되면 정보의 신뢰도가 점점 떨어지게 돼요. 결국 보다 긍정적이거나 과장된 표현이 많아지고 기대와 다른 결과를 마주할 가능성도 커지죠.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레몬 시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레몬 시장이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클 때 좋은 상품은 사라지고 품질이 낮은 상품만 남게 되는 현상을 말해요.

예를 들어 중고차 시장에 상태가 좋은 차(복숭아)와 과거에 사고 이력이 있는 불량한 차(레몬)가 함께 있다고 가정해볼게요. 판매자는 차의 상태를 잘 아는 반면 구매자는 그렇지 못하고 차의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해야 해요. 이때 구매자는 혹시 나쁜 차를 살까봐 평균적인 가격만 지불하려고 해요. 좋은 차를 가진 판매자는 손해를 보기 싫어서 시장에서 빠지게 되고 질이 낮은 차량만 남게 되는 거예요.

이 구조는 리뷰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어요. 소비자는 실제 방문을 바탕으로 작성된 ‘좋은 후기’와 보상을 목적으로 작성된 ‘광고성 후기’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요. 따라서 정성스럽게 솔직한 감상을 남기는 이용자는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거나 묻히기 쉬운 반면, 보상을 전제로 한 글은 꾸준히 생산되며 시장에 더 많이 남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어요.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맛집을 찾을 때 다른 이용자의 의견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활용할 만큼 리뷰 문화가 일상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그는 “리뷰를 통해 형성된 기대 수준과 실제 이용 결과 사이의 차이가 반복적으로 커질 경우, 소비자의 실망이 누적되고 가게의 평가 정보 자체에 대한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어요.

이어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인지한 가게 주인은 한층 더 강한 홍보성 글을 유도하게 되고 일반 소비자보다 ‘보상을 받기 위한 방문자’가 많아지는 왜곡된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습니다.

또한 성 교수는 “이러한 구조가 계속되면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보 공유 자체가 점점 의미를 잃게 되고, 정보의 비대칭이 더 심해지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레몬 시장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소비를 돕기 위한 정보였던 후기는 수익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이제는 과도한 마케팅과 왜곡된 내용으로 소비자의 혼란을 키우는 요소가 되기도 해요.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 시장 전체의 신뢰가 떨어지고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요. 배윤경 기자·윤성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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