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에 땅콩을 넣다니"…두쫀쿠·버터떡 이을 '밈푸드' 나왔다[먹어보고서]
1920년대 美 남부 농부들 마시던 '파머스 코크'
콜라·사이다·환타 직접 마셨더니…의외의 단짠
익숙한 재료의 낯선 조합…쇼츠 타고 초광속 유행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오랫동안 잊혔던 이 레시피는 최근 일본 SNS에서 다시 불이 붙었다. 구독자 150만명을 보유한 일본 요리 유튜버 ’스이지바‘가 직접 시연 영상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고, “생각보다 좋다”, “단짠 조합이 의외로 살아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후 국내에도 쇼츠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30년 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에도 등장했다던 그 조합이 한 세대를 건너 다시 돌아온 셈이다.
직접 편의점에서 만들어봤다. 볶음땅콩 100g(3000원), 코카콜라 500㎖(2400원), 칠성사이다 (2300원), 환타 오렌지(2200원). 총 9900원이 들었다. 콜라만 끝내긴 아쉬워 사이다와 환타까지 함께 비교해봤다. 단맛의 결이 다른 탄산음료와도 짠 땅콩이 어떻게 섞일지 궁금했다.

정석 버전인 콜라부터 들이켰다. 병을 기울이자 떠 있던 땅콩이 탄산과 함께 자동으로 입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익숙한 콜라 맛 위로 단단한 땅콩 식감이 한꺼번에 휘몰아쳤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몇 번 더 씹자 의외로 조합이 빠르게 이해됐다. 짭짤한 볶음땅콩 입자와 탄산이 섞이며 전형적인 단짠 구조가 만들어졌다. 더 오래 씹을수록 카라멜 같은 단맛도 올라왔다.
재미있었던 건 ’씹는 맛‘이었다. 어린 시절 수정과 위에 떠 있는 잣만 먼저 골라 먹던 기억과 비슷했다. 탄산을 머금은 땅콩은 살짝 눅눅해지는데, 그 식감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공차 밀크티 속 타피오카 펄처럼 음료에 씹는 재미를 추가하는 느낌이다. 땅콩이 느끼해질 만하면 탄산이 입안을 다시 씻어냈다. 왜 100년 전 미국 농부들이 이 조합을 즐겼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갔다.

물론 호불호는 극명할 것 같다. 무심하게 마시면 “콜라 맛 따로, 땅콩 맛 따로”라는 느낌이 강할 수 있다. 요즘은 탄산음료에 과자 등을 곁들이는 게 흔하니, 굳이 땅콩을 넣어야 할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단짠과 탄산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분명 재미를 붙일 만한 조합이다. 일반 볶음땅콩 말고 꿀땅콩이나 와사비땅콩으로 응용해도 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 경험으론 두쫀쿠를 처음 접할 때의 신선함과 비슷했다. 최근 ’밈 푸드‘의 공통점은 완전히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소재를 낯설게 재조합한다는 데 있다. 두쫀쿠는 두바이초콜릿에 마시멜로우를 더해 화제를 모았고, 버터떡 역시 찹쌀도너츠에 연유 감성을 새롭게 입힌 사례였다. 피넛 콜라도 결국 같은 구조다. 누구나 아는 맛인데 뜻밖의 조합으로 트렌드를 만들어낸 셈이다.
특히 최근 밈 푸드를 지배하는 건 쇼츠다. 유행은 특정 세대에서 알고리즘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다가 사라지는 ’초광속‘ 흐름에 가깝다. 해외서 시작된 음식이 국내로 역수입돼 밈처럼 소비되는 구조 역시 두바이초콜릿·버터떡 유행 때와 닮았다. 어쩌면 몇 달 뒤, 편의점에 콜라와 땅콩을 묶은 할인 세트나 ’피넛 콜라맛‘ 신제품이 등장할지 모를 일이다. 2026년은 충분히 그런 시대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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