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은 없었다···고우석이 차명석 단장에게 전한 ‘원 모어 타임’의 변

미국프로야구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고우석은 더블A 호성적을 바탕으로 트리플A 털리도 머드헨스로 승격한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멤피스 레드버즈전에서 3이닝 동안 삼진 1개를 곁들이며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메이저리그로 가는 기회의 문에 한 발짝 접근한 날이었다. 그 문을 열 수 있을지 여전히 낙관하기 어렵다. 다만 마지막 도전의 시간을 조금 더 실효성 있게 보낼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했다.
고우석은 지난주 미국으로 날아온 차명석 LG 단장과 몇 차례 만남에서 KBO리그 복귀를 고사했다. 3년째 LG 주전 마무리로 뛰던 유영찬이 팔꿈치 피로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뒷문 보강이 시급해진 LG의 절실함에 고우석은 또 다른 간절함으로 답했다.
차명석 단장에 따르면 고우석과 만남에서 유턴 조건, 다시 말해 ‘돈 얘기’는 일절 나오지 않았다. 고우석은 이 자리에서 “포스팅으로 이곳에 왔다. 지금 돌아가야 할지, 여기서 더 도전해야 할지 선택의 문제지, 돈 때문에 움직이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명석 단장이 당사자간 만남 일정을 잡으며 미국까지 날아간 것을 고려하면 고우석 또한 고민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몇 차례 만남에서 고우석과 차 단장과 대화는 ‘기회’를 화두로 흘러간 것으로 전해졌다,


고우석은 더블A에서 8경기 13.2이닝 피안타율 0.66에 WHIP 0.512의 눈부신 수치를 발판으로 전환기를 맞던 중이었다. 그런데 미국프로야구는 어느 해보다 투수의 부상 이슈가 도드라져 있다.
실제 디트로이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투수 가운데는 5명이나 6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라 있다. 건강을 기반으로 등판 결과의 꾸준함을 이어간다면 빅리그 문을 열 수 있는 기회가 이전보다는 늘어난 건 사실이다.
미국프로야구에서의 투수 부상 빈도는, 현지 출장 중인 KBO리그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5월이면 여러 구단 관계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트리플A를 중심으로 외인 리스트를 작성해간다. 한두 달 사이 일어날 수 있는 외인 교체 변수에 대비하며 내년 시즌 외인을 찾기 위한 작업을 병행하는 게 일반화돼 있다.
미국 현지에 머물고 있는 한 구단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 투수들 사이에서 ‘구속혁명’이 일어난 것이 부상이라는 부작용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며 “97~98마일 던지는 투수는 흔해졌는데 제구가 전과 같지 않아 보인다. 부상 선수도 전보다 확실히 많아졌다”고 말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가는 길은 선수 혼자만의 의지로 되는 일은 아니다. 그사이 발생하는 변수가 있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변수는 기회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고우석이 LG 복귀를 미루며 ‘한번 더’를 외친 배경이 이곳에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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