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운명의 미중 정상회담...이란 전쟁 종지부 찍을까[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14~15일 베이징서 회담...글로벌 정세 분수령
이란, 中의 미국산 농산물· 항공기 수입 등 의제
미중 무역위·투자위 발족 주목...전기차 美 진출도 관심
대만 관련 美 수사 변화 있을까...北도 논의 대상
공동성명·시진핑 답방도 관전 포인트

오는 14~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운명의 미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국 대통령의 방중은 9년 만이다. 양측은 관세,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희토류 등 경제 문제 뿐만 아니라 이란, 대만, 핵 등 안보 분야까지 폭 넓은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11월 중간선거가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내년 4연임을 앞둔 시 주석 모두 ‘전략적 안정기’를 원해 화끈한 합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단연 관심은 미-이란 전쟁 종전과 관련해 진전된 신호가 나올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뒷배’인 중국이 나서서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게 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수입해오던 중국 입장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된 것은 타격이며 특히 주요 수출 시장인 중동 정세 불안도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이에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협상에 응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이란은 평화적 핵 이용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갖고 있다”며 이란 손을 들어줬다. 이란의 핵개발 포기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미국과 다소 결이 다른 발언으로,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시 주석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산 대두, 소고기, 보잉 항공기 등을 대규모로 사들이겠다는 약속을 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그런 약속을 받아낸다면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부,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환심을 살 수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과 관련한 언급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대폭 올리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실시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을 비판하며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미중 ‘무역위원회’가 설립될지도 주목거리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 수입 및 수출 우선 품목 지정 방안 등을 포함해 무역불균형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한 무역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발족에 성공한다면 미중 무역이 공식적인 틀 내에서 논의가 된다는 것으로, 관련 불확실성도 어느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스펜서 페인골드 수석편집자는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며 “BYD 등과 같은 주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의 진출 문제도 포함된다”고 짚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한 행사에서 “외국 자동차 업체가 미국에서 공장을 짓고 당신과 친구들을 고용한다면 좋은 일”이라며 “중국도, 일본도, 들어오게 놔두자”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미 의회에서는 중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져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양측의 투자 문제를 관할할 투자위원회가 설립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최근 전직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워싱턴DC에서 연 간담회에서 “비록 오랫동안 우려가 있었지만 중국의 미국 내 투자 지원에 대한 논의도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 자본의 미국 내 투자가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지만 이번 회담에서 논의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대만 문제에 있어 미국의 입장 변화,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제한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는데, 중국은 이를 ‘미국은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는 쪽으로 바꾸는 것을 원할 수 있다.
미중은 AI 분야에서 치열한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AI의 안전한 사용 등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데 양측이 상징적으로라도 실무협약을 맺어 AI의 부정적 사용을 제어하려는 노력을 시작할 수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카일 찬은 “AI 위험성에 대한 공식적인 소통 채널을 열고, 구속력이 없는 안전 지침을 개발하는 것며 AI 안전 사고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빠진 러시아와의 핵무기 통제 체제는 의미가 없다며 중국을 포함하는 새로운 핵무기 통제 체제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해왔는데, 이에 대한 논의도 있을 수 있다. 아울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등에 대한 의견도 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은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에서도 각자 결과에 대한 성명만 발표하는 등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만약 공동성명이 나온다면 양측이 어느 정도 의견일치를 보는 성공적 회담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또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 전에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약속을 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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