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인스타는 피곤해 이사갑니다”…1시간마다 2초면 일상 공유 끝

이가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2ver@mk.co.kr) 2026. 5. 1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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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앱 ‘셋로그’ 1020에 인기
자연스러운 일상 소수와 나눠
[챗GPT]
최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 가공된 이미지를 다수에게 공개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일상을 소수와 나누는 서비스가 호평이다. 청년층의 온라인 활동이 과시형 문화와 편집의 피로에서 벗어나 실시간 기록과 관계의 강화를 중시하는 흐름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1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 ‘셋로그(SETLOG)’는 양대 앱 마켓인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지난달 30일 나란히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한 이후 현재까지도 선두를 다투고 있다.

셋로그는 스타트업 뉴챗이 제작한 SNS다. 지난 2월 iOS 버전에 이어 지난 4월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됐다. 셋로그의 특징은 단순함과 동시성이다. 이용자가 친구들을 초대해 페이지를 오픈하면 개별 분할 공간이 생성된다.

이후 1시간마다 카메라를 실행하고 2초 분량의 영상을 촬영하면 별도의 편집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게재된다. 정각마다 앱에서 업로드 알림을 보내지만, 일상 공유를 원하지 않거나 분주한 시간대라면 건너뛰어도 무방하다. 알고리즘에 기반한 추천도, 팔로워·팔로잉 기능도, 피드 유출 우려도 없다.

[앱스토어 갈무리]
셋로그의 이용층은 대부분 10대와 20대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셋로그 이용자는 10대가 55%, 20대가 38%로 전체의 93%를 차지한다. 사실상 Z세대 전용 소통의 장이라는 의미다. 이용자들은 셋로그를 공부 시간 측정 공간, 옷차림을 인증하는 공간, 맛집·메뉴 추천 공간, 취미 활동을 응원하는 공간, 챌린지 용도의 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셋로그 이용자 A씨(31·여)는 “오랜 친구 4명과 셋로그를 함께하고 있다”라며 “인스타그램은 게시물을 올릴 때 가장 예쁜 사진을 고르고 보정법이나 텍스트도 신경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셋로그는 생얼처럼 날것의 일상과 늦잠처럼 평범한 현실 위주로 보여줄 수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나만 계속 천장뷰 찍는 게 머쓱해서 조금 더 부지런히 살고 있다”, “수험생인데 공부에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친구들의 아이디어 덕분에 자주 웃는다”, “각자의 영상이 하나의 브이로그로 완성되는 게 추억”, “셋로그 모아서 결혼식에 사용해도 되나? 돈 주고도 못 사니 의미 있는 것 같은데” 등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전문가들은 셋로그의 흥행을 기존 과시·경쟁 중심의 플랫폼에 대한 반작용으로 분석한다. 인스타그램은 수익용으로 변질된 지 오래이고 카카오톡도 대개편을 겪으며 원하지 않는 친구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셋로그가 사생활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친밀한 관계 내에서 소통은 갈망하는, 디지털 원주민인 Z세대의 안전한 요새 구축 심리를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용자 피로도 자극과 감시망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1시간 단위의 잦은 알림이 서비스 지속의 걸림돌로 꼽힌다. 앞서 유사한 방식으로 구동됐던 프랑스 SNS ‘비리얼(BeReal)’도 누적 다운로드 수 1억1000만회 이상을 기록하고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2000만명을 확보하며 폭발적 인기를 끌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수익 모델 부재와 의무감이 리스크로 꼽혔다.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도 과제다. 셋로그 개발진은 발신자와 수신자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종단 간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보안을 고도화했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민감한 정보는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가 장악한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등장이 돋보인다”라며 “기존 SNS와도 차별되는 만큼 반짝 유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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