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퀵커머스 시장…뛰는 '컬리·GS리테일' 나는 '쿠팡·배민'
컬리·GS리테일도 반격…신선식품·오프라인 거점 기반 퀵커머스 승부수

[더구루=진유진 기자] 국내 유통산업의 격전지가 '익일 배송'에서 '즉시 배송'으로 옮겨붙으며 퀵커머스(Quick Commerce)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오는 2029년 시장 규모가 11조원(약 7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전통 오프라인 강자와 플랫폼 공룡들 간 '속도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츠(ResearchAndMarkets)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6.6% 성장해 오는 2029년 75억4000만 달러(약 11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4년 54억5000만 달러(약 8조원) 수준이었던 시장이 5년 만에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시장 선두는 쿠팡과 배달의민족이 주도하고 있다. 쿠팡은 기존 로켓배송 인프라를 초근거리 배송 영역으로 확장하며 쿠팡이츠를 활용한 소량 상품·생활밀착형 배송 강화에 나섰다. 쿠팡의 최대 경쟁력으로 전국 단위 물류망과 자체 배송 인력, AI 기반 재고 운영 능력이 꼽힌다. 특히 로켓배송으로 구축한 물류 효율을 퀵커머스까지 연결하면서 배송 속도와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 사실상 유일한 사업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배달의민족은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물류 인프라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주문 후 상품을 담고 포장하는 도심형 물류거점인 PPC(Pick Packing Center)를 수도권은 물론 부산·대구·광주 등 지방 광역시까지 확대하며 전국에서 80여 개 거점을 운영 중이다. 도심 거점을 기반으로 30분~1시간 내 배송 체계를 구축한 결과, 지난해 B마트 주문 수는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인 컬리와 GS리테일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컬리는 네이버와 협업해 물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이 경기 부천시에 신규 물류센터를 가동한 데 이어 안산 물류거점을 활용한 3자물류(3PL) 사업도 확대 중이다. 양사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 '컬리N마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컬리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샛별배송도 담당하고 있다. 이를 두고 쿠팡의 전국 물류망에 대응하기 위한 반(反) 쿠팡 연합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GS리테일은 전국 점포망을 활용한 매장 기반 퀵커머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GS25와 GS더프레시를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처럼 활용, 배송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실제 GS더프레시는 올해 1분기 퀵커머스 매출이 전년 대비 32.8% 증가했고 전체 매출 비중도 10%에 육박했다. GS25 역시 '우리동네GS' 앱과 퀵커머스를 결합하며 점포 기반 배송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배송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미 1시간 내 배송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30분 배송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동시에 상품군도 식료품 중심에서 꽃·문구·반려용품 등 비식품 영역으로 확대, 퀵커머스가 일상 소비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라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퀵커머스는 촘촘한 물류망과 재고 운영, 라이더 확보가 필요한 자본집약형 사업이다. 업계는 향후 AI 기반 수요 예측과 물류 자동화, 배송 동선 최적화 기술 경쟁 등이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전국 단위 물류망과 플랫폼 이용자를 동시에 확보한 기업 중심으로 시장 집중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시장은 AI 기반의 정교한 재고 관리와 PB(자체 브랜드) 상품 확대를 통해 마진율을 높이는 기업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며 "단순 배송 속도를 넘어 누가 더 저렴하고 다양한 상품을 집 앞까지 배달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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