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부산, 아시아 미술시장 ‘판’ 흔든다 글로컬 플랫폼 진화

김한근 2026. 5. 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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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벡스코서 개막… 18개국 110여 개 갤러리 집결
도쿄·홍콩·자카르타 협력망…‘거래’ 넘어 ‘콘텐츠 생산’
한국 미술시장의 허브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아트 플랫폼으로 성장한 '아트부산'이 올해로 열다섯 번째 잔치를 연다.

오는 21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24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아트부산 2026'은 단순한 작품 판매의 장을 넘어, 아시아 미술시장의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전환의 원년'과 기존의 거래 중심 아트페어를 넘어 아시아 미술시장을 연결하는 '글로컬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본격화했다.

2012년 출범 이후 국내 대표 아트페어로 성장한 아트부산은 올해부터 정선주 총괄기획 이사를 중심으로 구조와 방향을 전면 재편하고 경쟁 중심의 국제 아트페어 구도에서 벗어나, 아시아 주요 도시 간 협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공동 기획·생산하는 새로운 모델 구축이다.

이를 위해 아트부산은 도쿄 겐다이, 아트 자카르타, 아트 센트럴 홍콩, 아시아 나우 등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특히 지난해 도쿄 겐다이와의 파트너십 성과로 일본 갤러리 8곳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며, 올해 주빈국으로 선정된 대만과는 아트 타이베이를 통한 공동 심사 및 큐레이션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단순한 교류 차원을 넘어, 아시아 미술 생태계의 공동 생산 체계를 실험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10월 프리즈 런던 기간에는 '마이너 어트랙션'과 협업해 국내 갤러리의 해외 진출 지원에도 나선다. 아시아 네트워크를 유럽 시장과 직접 연결하는 전략으로, 아트부산이 단일 행사에 머물지 않고 국제 유통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행사에는 18개국 11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해외 갤러리 비중은 약 24%에 달하며, 글래드스톤 갤러리, 탕 컨템포러리 아트, 화이트스톤 갤러리 등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갤러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3812 갤러리, 비스킷 갤러리, YIRI ARTS, Galerie Philia 등 각 지역에서 주목받는 공간들도 합류했다. 특히 올해 처음 참가하는 갤러리만 31곳에 달해 신선한 흐름을 더한다.

국내에서는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갤러리 바톤, 제이슨함, 더페이지 갤러리 등이 참여해 한국 현대미술의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시 구조다. 새롭게 도입된 'LIGHTHAUS'는 갤러리 부스를 하나의 완성된 전시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다. 단순 판매 부스를 넘어 큐레이션과 공간 디자인을 함께 평가하는 '부스-인-부스' 구조를 도입해, 관람객에게 보다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OKNP×츠타야 북스, 화이트스톤 갤러리, 우손갤러리 등이 참여한다.

또 다른 신규 섹션인 'DEFINE'은 디자인과 미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시도다. 2028 부산 세계디자인수도(WDC) 선정을 기념해 마련된 이 프로젝트에는 건축가 구마 겐고 프로젝트를 비롯해 프리츠 한센, 가리모쿠, Galerie Philia 등이 참여한다. 디자인을 단순 부속 장르가 아니라 동시대 시각문화의 핵심 축으로 다루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신진 갤러리 23곳이 참여하는 'FUTURE' 섹션도 주목된다. 설립 5년 이하 갤러리들이 솔로 프로젝트 형식으로 참여하며, '하나퓨처아트어워드'를 통해 이머징 작가 발굴과 시장 진입을 지원한다. 아트부산이 단순 판매 플랫폼을 넘어 생태계 육성 기능까지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사 무대 역시 벡스코에만 머물지 않는다. 올해 아트부산은 도시 전체를 예술 경험의 공간으로 확장한다. 김은주·이인미 작가의 스튜디오 투어와 홍승혜 작가 토크 프로그램을 비롯해 부산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오초량 등 지역 문화공간과 연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해운대와 마린시티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아트부산×Morning Run'은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이 이끄는 로컬 브랜드 모모스커피와 협업해 예술·웰니스·도시 경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오프사이트 전시 '아트악센트' 일부는 옛 부산시장 관저인 도모헌에서 열린다.

권력의 상징 공간을 시민 문화공간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공공성과 장소성을 함께 드러낸다.

정선주 총괄기획 이사는 "15주년은 아트부산이 아시아 아트페어의 새로운 모델을 본격화하는 출발점"이라며 "경쟁 중심 구조를 넘어 협업 기반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아트부산은 단순히 작품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도시와 라이프스타일, 디자인과 웰니스, 그리고 아시아 미술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새로운 실험에 가깝다.

바다의 도시 부산에서 시작되는 이 변화가 아시아 미술시장의 지형까지 바꿔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한근 기자
 
아트부산, 아시아 미술시장 '판' 흔든다 글로컬 플랫폼 진화(사진 아트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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