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심문섭…베네치아 비엔날레서 드러낸 K아트 존재감

박의래 2026. 5. 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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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버스 광고부터 리알토 인근 전시까지…도시 전역서 개인전
한국계 로터스 강, 불가리 작가 첫 선정…윤송이도 개인전 열어
이우환 개인전 광고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9일 베네치아 수상버스 안에 부착된 이우환 개인전 광고. 2026.5.9 laecorp@yna.co.kr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세계 최대 현대미술 축제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단색화의 거장 이우환과 조각가 심문섭 등이 개인전을 열고 한국 현대미술의 깊이와 확장성을 세계 무대에 알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베네치아 곳곳에서 가장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작가는 이우환이다. 도시의 주요 이동 수단인 수상버스에는 그의 전시를 알리는 광고가 부착돼 있다.

이우환은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산마르코 광장 내 산마르코 아트센터에서 개인전 '이우환'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8일 미국 뉴욕 디아 비컨 미술관에서 시작한 대규모 개인전을 베네치아로 확장한 것이다.

아트센터의 8개 전시 공간에서 펼쳐지는 전시는 회화와 설치, 새로운 장소 특정적 커미션 작업을 통해 지난 70여 년간 구축해온 작가의 시각 언어와 철학의 변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이우환 설치작품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 아트센터에 설치된 이우환의 작품 '조응-발견'과 '공전'. 2026.5.9 laecorp@yna.co.kr

'조응-발견'(Correspondence - Discovery)과 '공진'(Resonance)으로 구성된 장소 특정적 작업은 작품 간 관계를 탐구한다.

이우환은 공간 바닥에 시멘트를 깔고 그 위에 그의 연작 '조응'을 구현했다. 벽에는 또 다른 연작 '공진'을 배치해 명상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두 그림은 정면에서는 어긋나 보이지만 대각선 방향에서 보면 하나로 맞물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작품 간 관계가 달라진다.

작품을 둘러싼 공간 역시 '채워진 것'과 '비워진 것' 사이의 긴장 속에서 새롭게 인식된다.

심문섭 개인전 전시 전경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제61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기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 파카논에서 선보이는 심문섭 개인전 '하네스트 프롬 네이처'(Harnessed From Nature·자연에서 길어 올린) 전경. 2026.5.9 laecorp@yna.co.kr

한국 현대 조각의 대표 작가로 꼽히는 심문섭은 베네치아 카 파카논에서 개인전 '심문섭: 하네스트 프롬 네이처'(Harnessed From Nature·자연에서 길어 올린)를 열고 있다.

카 파카논은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 인근의 역사적 공간이다. 이곳에서 심문섭은 조각, 설치, 회화 등 총 28점을 선보이며 1970년대 실험적 초기 작업부터 2025년 최근작까지 50여 년에 걸친 작가의 예술세계를 펼쳐 보인다.

심문섭은 1960년대 후반부터 조각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해온 한국 실험미술 1세대 작가다. 한국 아방가르드 운동과 '반조각' 개념을 토대로 조각을 단순한 입체 형상이 아닌 존재와 관계, 생성의 과정으로 확장해 한국 현대 조각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파리, 상파울루, 시드니, 베네치아 비엔날레 등 주요 국제전에 꾸준히 참여하며 국제적 입지를 다져왔다.

심문섭 작 '제시'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9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 파카논에서 열리고 있는 심문섭 개인전에 전시된 작품 '제시'. 2026.5.9. laecorp@yna.co.kr

전시는 자연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스스로 작동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작가의 철학을 담고 있다. 흙, 나무, 돌 등 재료가 지닌 시간성과 에너지를 드러내는 작업을 통해 인간 중심의 조형 개념을 넘어서는 사유를 제시한다.

회화 연작 '제시'는 조각가로 유명한 그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심문섭은 "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근원적 푸른색과 하늘에서 내려와 부서지는 욕망의 하얀색이 서로 만나 출렁인다"며 "동양화의 여백처럼 깨지고 흩어지는 하얀색"이라 설명한다.

로터스 강 전시 '더 페이스 오브 디자이어 이즈 로스' 전경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9일 제61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불가리관에 마련된 로터스 강 전시 '더 페이스 오브 디자이어 이즈 로스'(The face of desire is loss·욕망의 얼굴은 상실이다) 전경. 2026.5.9. laecorp@yna.co.kr

한국계 캐나다 작가 로터스 강은 불가리관에서 새로운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공식 파트너 브랜드인 불가리는 이번에 처음 불가리관을 열었고, 로터스 강을 첫 번째 작가로 선정했다.

로터스 강은 유기적·구조적 형태를 다층적으로 아우르는 고유한 작업 언어를 구축해왔다. 로터스 강의 작업은 불안정한 재료와 고정되지 않은 형태를 작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되어감'(becoming)이라는 생성의 상태를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더 페이스 오브 디자이어 이즈 로스'(The face of desire is loss·욕망의 얼굴은 상실이다)다.

로터스 강이 피부라 칭한 35㎜ 필름을 매달고, 햇빛과 공기 등에 노출시켜 시간이 흐를수록 색과 질감이 변하도록 구성했다. 고정된 형태가 아닌 변화와 생성의 과정 자체를 드러내며, '되어감'의 상태를 시각화했다.

부산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 윤송이는 아트 NYC 재단 주최로 개인전 '시간을 초월한 노래들'을 선보인다. 시각적 언어를 통해 기억과 정체성, 인간의 움직임을 탐색하는 작업을 소개한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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