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나 잊지 않았지?" 눈물 바다…'백상의 시간' 써 내린 순간들
[앵커]
올해로 62번째를 맞은 백상예술대상은 서로를 위로하고 기억하는 순간들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무명 시절을 함께 버틴 배우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이어졌고, 배우 안성기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객석에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송혜수 기자입니다.
[기자]
"나다. 내 얼굴 잊은 건 아니겠지?"
침묵이 흐르는 깜깜한 무대 위로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먼저 하늘로 간 배우 안성기가 잠시 백상에 찾아온 순간, 곳곳에선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넌 혼자 울지 않길. 넌 나를 잊기를."
배우 유연석의 노래와 함께, 먼저 세상을 떠난 선배 예술인들의 생전 모습이 스크린에 흐르자 객석에 앉은 배우들은 이내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리고 이날 이 무대에선 선배들의 시간을 이어가는 후배들의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영화와 방송 부문 대상은 오랜 무명 시절을 함께 견딘 배우 유해진과 류승룡에게 각각 돌아갔습니다.
[유해진/배우 (영화 부문 대상 수상) : 이렇게 대상을, 큰 상을 주시니까 진짜 너무 감사드립니다. (안성기) 선배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작품이 없을 때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참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계속 되뇌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류승룡/배우 (방송 부문 대상 수상) : 유해진 배우와 삼십 년 전에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포스터 붙이고 같이 고생했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누군가를 살리는 건 따뜻한 말 한마디인 것 같습니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로 작품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지친 이들을 다독이는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박찬욱/영화감독 (작품상 수상) : 화가 나거나 또 뭐 슬프거나 그런 일이 있을 때도 농담을 자꾸 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분노와 슬픔의 에너지에 김을 빼고 어떤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범죄 피해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영화와 연극도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영화 '세계의 주인'으로 감독상을 받은 윤가은 감독은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윤가은/영화감독 (감독상 수상) : 이 세상에 존재하시는 모든 친족 성폭력 피해 생존자 여러분 자신의 가장 은밀한 고백들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단종 열풍을 일으킨 배우 박지훈은 신인상과 인기상을 거머쥐며 존재감을 다시 한번 알렸습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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