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쇼트’ 마이클 버리 “반도체주 강세, 닷컴버블 붕괴직전 상기”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이자 공매도 투자자인 마이클 버리가 인공지능(AI) 증시 랠리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현재 상황이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전과 같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과 미 CNBC 등에 따르면 버리는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에 “장거리 운전 중 경제 방송을 들었는데 온통 AI 이야기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증시는 고용 지표나 소비자 심리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그저 그동안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AI라는 두 글자를 잘 안다고 착각한다”며 “마치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던 거품의 마지막 달을 보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버리는 최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급등세를 2000년 기술주 폭락 직전과 비교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인텔, 마이크론, TSMC 등 주요 기업을 묶은 이 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약 40% 치솟았다. 특히 인텔, AMD, 마이크론 등 전통적인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의 주가 상승 폭이 컸다. 이러한 반도체 강세에 힘입어 이날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중동 정세 불안을 뚫고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다른 헤지펀드 거물들도 비슷한 우려를 제기했다.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창립자는 전날 CNBC 인터뷰에서 “AI 붐에 올라탄 증시 강세장이 1~2년 더 갈 수는 있다”면서도 “랠리가 끝날 때 주가 하락 폭이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뉴욕 증시 분위기가 닷컴 버블 정점 1년 전인 1999년과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버리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해 공매도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인물이다. 그의 이야기는 2015년 영화 ‘빅쇼트’로도 제작됐다. 그는 그동안 AI 산업에 거품이 끼었다며 붕괴가 임박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하지만 월가는 그의 발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위기 예측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내놓은 비관론이 번번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2021년 버리가 테슬라 주가 거품론을 제기하자 그를 향해 “고장 난 시계”라고 조롱한 바 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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