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퇴근 못 하니까… 조부모 '손자녀 돌봄' 늪에 빠진 이유 [주말 Q&A]

강서구 기자 2026. 5. 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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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가 '손자녀'의 돌봄을 책임지는 이유가 뭘까.

Q. 조부모 돌봄 시간 왜 긴가 = 조부모가 손자녀를 돌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부모의 긴 노동시간 탓이었다.

손자녀가 초등학생인 경우에도 부모의 늦은 퇴근(58.0%)이 조부모 돌봄이 필요한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이유로 손자녀를 돌보는 대신 자녀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는 조부모는 34.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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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주말 Q&A
조부모 손자녀 돌봄 현황
전체 53.3% 비자발적 돌봄
자녀의 긴 노동시간의 원인
경제적 대가 월평균 77만원
34.6%만 경제적 대가 받아

조부모가 '손자녀'의 돌봄을 책임지는 이유가 뭘까. 경제적 이유일까 또다른 이유가 있을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노인의 손자녀 돌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녀의 늦은 퇴근'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 중심'의 사회 구조가 조부모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 이야기를 주말 Q&A에서 다뤄봤다.

부모의 긴 노동시간이 조부모가 손자녀를 돌봐야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조부모 2명 중 1명 이상이 자녀의 사정 때문에 원하지 않는 '돌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8일 '가족 내 손자녀 돌봄 현황과 정책방안 연구'에서 실시한 '노인의 손자녀 돌봄 실태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는 지난 6개월간 주당 15시간 이상 만 10세 미만 손자녀를 돌본 경험이 있는 만 55∼74세 조부모 106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2025년 7월 28일~8월 18일).

Q. 조부모 돌봄 시간 어느 정도인가 =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부모는 평일 기준 일주일에 4.6일, 하루 6.04시간 손자녀를 돌보고 있었다. 일주일 평균 돌봄 시간은 26.83시간에 달했다. 조부모 중 53.3%는 자녀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어서 하는 '비자발적 돌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런 어려움은 여성에게서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비자발적 돌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여성이 57.5%로, 남성 44.6%보다 12.9%포인트 높았다. 손자녀뿐만 아니라 배우자 등 다른 가족 구성원까지 함께 돌보는 '다중 돌봄' 부담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51.1%에 달했다.

Q. 조부모 돌봄 시간 왜 긴가 = 조부모가 손자녀를 돌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부모의 긴 노동시간 탓이었다. 조부모가 '취학 전 아동'을 돌보는 이유 중 49.2%는 '부모의 퇴근 시간이 너무 늦어서'였다. 손자녀가 초등학생인 경우에도 부모의 늦은 퇴근(58.0%)이 조부모 돌봄이 필요한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이유로 손자녀를 돌보는 대신 자녀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는 조부모는 34.6%에 불과했다. 자녀에게 받는 돈은 평균 77만3000원이었다. 반면 경제적 대가를 받지 않는다는 조부모는 48.0%나 됐다.

Q. 조부모 돌봄 후 얻는 건 뭘까 = 그렇다면 손자녀를 돌봄으로 인해 조부모가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무엇일까. 긍정적인 요인은 가족관계 개선이었다. 전체의 81.9%는 손자녀와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답했다. 손자녀 부모와의 관계가 개선됐다는 응답도 68.8%를 기록했다.

하지만 조부모의 건강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손자녀 돌봄 이후 육체적 피로감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73.7%, 정신적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늘었다는 응답은 60.4%를 기록했다. 기존 질환이나 통증이 심해졌다는 응답도 47.8%에 달했다.

[자료|한국여성정책연구원, 사진|뉴시스]
이 때문인지 손자녀 돌봄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조부모가 적지 않았다.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 중 46.8%는 돌봄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손자녀의 연령이 어릴수록 더 높게 나타났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모의 돌봄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시간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며 "'탐욕스러운 일' 중심의 시간 구조를 지속가능한 시간구조로 재편해 나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더불어 "손자녀 돌봄이 조부모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조부모 돌봄에 의존하기보다 부모가 일과 돌봄을 병행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 구조와 관행을 개선하고 공적 돌봄의 질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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