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중개 기능 한계…美 중소형 특화 IB 주목

김호겸 기자 2026. 5. 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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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강세 속 정보 비대칭 해소 시급
특화 리서치와 투자자연결 역량 주목
단순 퇴출보다 장기적 시장 활성화 강조
그래픽=이찬희 기자

금융당국이 '다산다사(多産多死)' 기조를 앞세워 코스닥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단순한 부실기업 퇴출만으로는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나 바이오 등 재무지표만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기술주 비중이 커진 만큼 기업 가치를 면밀히 분석하고 장기 투자자와 연결할 수 있는 특화 투자은행(IB) 모델 도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자본시장에서는 코스닥 시장의 구조혁신을 위해 미국식 중소형 특화 IB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코스닥은 기술특례 상장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단기 성과보다는 기업의 사업 모델과 밸류체인 평가가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됐다. 하지만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리서치는 여전히 대형주에 편중돼 있어 코스닥 중소형주에 대한 고질적인 정보 비대칭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산업과 중소형주에 집중하는 심층 리서치 역량 확보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실제로 미국의 중소형 IB인 레이먼드 제임스(Raymond James)와 스티펠(Stifel)을 비롯한 강소 증권사들은 양적 커버리지 확대 대신 경영진이 직접 현장에 방문하는 등 1차적인 정보에 집중하며 혁신기업에 대한 밀도 높은 분석을 통해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생명과학 등 특정 성장 테마에 집중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전문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들은 전문 리서치를 투자자연결(Corporate Access, CA) 서비스로 확장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미국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의 경우 중소형주 커버리지 부문 2위의 리서치 역량을 바탕으로 연간 3만회가 넘는 컨퍼런스, 기업설명회(NDR), 1대1 미팅 등을 개최하는 등 폭넓은 CA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서치가 보고서를 통한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유동성 공급과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자문 등 IB 부문의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시장의 밸류업을 위해 중소형 증권사들이 리서치를 비용 부서가 아닌 핵심 영업 자산으로 삼고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업의 잠재 가치를 발굴해 심층 리서치를 통한 정보 생산 역량 강화와 차별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중소형 증권사의 자체 노력만으로는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기 어려운 만큼 산업 특화 리서치와 CA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진입 규제 완화나 중기특화 증권사 제도 확대 등 정책 환경 조성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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