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호위무사’ 정성호? 법무부가 검찰 산하기관인가 [논썰]
‘검사동일체’ 넘어 ‘범죄동일체’, 검사 징계 뭉개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논썰의 이재성입니다.
윤석열 정부 검찰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회유와 진술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이죠, 이른바 ‘연어술파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이 사건을 감찰·수사해온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가 결론 내렸습니다. 최근 대검찰청에 결과를 보고했다고 합니다.

‘연어술파티’ 사실로 확인
법무부가 서울고검에 티에프 구성을 지시한 시점은 지난해 9월입니다. 이 사건이 8개월이나 걸릴 정도로 복잡한가요? 지금까지 뭐하다가 징계 공소시효(3년)가 끝나는 5월 17일을 불과 열흘가량 남기고 조사를 마친 겁니까?
언론을 통해 보도된 서울고검의 판단 근거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①구치소 재소자들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술을 마셨다고 말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한 진술 ②박상웅 전 쌍방울 이사가 구치소 인근 편의점에서 법인카드로 소주와 생수를 구매한 물증 ③이화영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공개한 박상용 검사와의 통화 녹취록 ④이화영을 대상으로 한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등입니다.
더구나 법무부는 티에프 설치를 지시하면서 구치소 관계자 등에 대한 특별점검을 통해 작성한 조사 자료를 서울고검에 넘겼습니다. 이게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서울고검 감찰부장 시절부터 이 사건을 지휘해온 정용환 서울고검 차장(고검장 권한대행)은 4월 30일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에 출석해 이른바 ‘연어술파티’ 의혹을 확인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방용철 쌍방울 전 부회장이 휴대하고 나간 서류를 박상용 검사실에 있던 쌍방울 직원에게 임의로 전달을 하려고 해서 오늘 나와 계신 교도관들께서 항의를 했습니다. 박상용 검사에게. 또 쌍방울 박상웅, 박상민, 김성태를 면회하면서 커피를, 외부 음식을 이렇게 갖다 주는 것을 박상용 검사가 또 용인하니까 또 교도관들이 항의를 합니다. 또 변호인 선임이 안 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 조재연 검사, 아까 얘기가 나왔던 그 검사(변호사)를 이화영에게 면회하게 해서, 이거 박상용 검사가 주선했다는 걸로 알려져 있고 회유하려고 이렇게 연결해줬다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면회까지 연결해 주고요. 또 참고인이라는 명분으로 (쌍방울 직원) 박상웅, 박상민이 수없이 많이 김성태하고 면회를 합니다. 정용환 증인, 지금 다 확인하신 내용이죠?
정용환 서울고검 차장(고검장 직무대행): 아, 예.
이용우: 일부 교도관들이 다 이렇게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항의했다는 것도 다 확인했죠?
정용환: 일부 진술로 확인된 부분은 있습니다.
이용우: 박상용 검사실에서 대기를 이유로 창고라고 하는 1315호실에 이런 공범들이 다 같이 모여 가지고 있는 것을 교도관들이 목격했다는 답변이고요. 박상용 검사가 이런 개별적 만남을 주선했다고 하는 것이 또 교도관들의 답변입니다. 정용환 증인 확인했죠?
정용환: 예. 진술 내용으로 확인됩니다.
(4월 30일 국회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확인된 모든 행위가 불법
정용환 차장의 어려운 처지는 알겠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 분야에 타이틀 매치가 있다면 세계 챔피언은 따 놓은 당상인 한국 검찰에서 검사를 상대로 진상조사를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압니다. 하지만 서울고검의 이번 감찰과 수사에선 어떤 기세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잔뜩 짓눌려 좌고우면하는 망설임이 느껴집니다. 이러니 검사 박상용이 저렇게 기고만장해서 날뛰는 것 아닐까요?
박상용 검사는 검찰 조직이 자기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국정조사에서 검찰의 불법 행위를 일부나마 인정하는 검사는 김태훈 대전고검장과 정용환 서울고검 차장 등 극히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아주 뻔뻔하게 사실을 부인하거나, 부인하기 어려운 명백한 잘못은 실수라고 변명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빠져나갔습니다. 검사들이 얼마나 법과 인권을 쉽게 무시하는지, 얼마나 똘똘 뭉쳐 있는 이익집단인지, 이번 국정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불법행위 감싸는 이원석·송경호
정태호 민주당 의원: 남욱 씨에 대한 2박 3일 동안의 구금 사실은 여전히 문제없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예, 아니요로 얘기하세요. 법령의 범위 안에 들어 있다고 보시는 거잖아요.
이원석 전 검찰총장: 예. 법령의 범위 안에 들어 있습니다. 구치감이 우리 법령상 유치 시설로 되어 있습니다.
정태호: 구치감에 대한 규정이 있는 줄 아세요? 법무부에 물어보니까 그렇게 며칠씩 밤새우는, 며칠씩 구금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 규정조차도 없답니다. 그리고 이거는 일본의 잔재랍니다. 제가 규정을 달라 그러니까 규정이 없다고 그래요.
(4월 21일 국회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서영교 국회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 정일권 증인이 남욱 증인에게 그런 발언하는 것은 맞아요, 안 맞아요?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구체적인 경위는 알지 못하나
서영교: 그러니까 알지 못하나, 맞아요, 안 맞아요?
송경호: 함께 근무하는 동안 경험한 정일권 검사의 인품이나 실력에 비춰볼 때 저는 정일권 부장의 해명과 입장을 100% 신뢰합니다.
서영교: 그래서 틀렸다는 거예요. 자, 뻔한 이야기에도 저렇게 자기네 감싸고 온 국민이 보고 잘못된 걸 아는데도 정일권 검사의 품성으로 보아 100% 믿습니다, 이러니까 송경호 증인이 지금 사냥질을 했다고 지적받는 거예요. 아시겠어요?
(5월 1일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검사동일체’ 넘어 ‘범죄동일체’
정일권 검사: 저는 당시 남욱 씨에게 인도적이고 도의적인 차원으로 본인과 가족들만 생각하라는 취지로 그걸 제시했을 뿐이지 불법적인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4월 7일 국회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증인 선서도 거부한 박상용 검사,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호통친 강백신 검사, 의원님들 나중에 어떻게 하려고 이러냐고 위협하는 호승진 전 검사 등 검사들의 민낯을 이번 국정조사에서 낱낱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재판 불리해지자 집단퇴정한 검사들
이들 검사는 애초부터 재판을 방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는 사건인데, 증인을 64명이나 신청했습니다. 다수의 배심원이 참석하는 국민참여재판은 심리 시간이 부족한데, 이렇게 많은 증인을 신청하니 재판부로선 대부분 각하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특히 이때는 앞에서 말씀드린 법무부의 ‘연어술파티’ 의혹 진상조사 결과가 해당 재판부에 제출된 직후였습니다. 법무부의 자료 제출로 재판이 불리해질 위기에 처하자 무더기 증인 신청과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공판 자체가 열리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재판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들이밀고, 받아주지 않는다고 트집을 잡아 집단퇴정한 것입니다. 떳떳하다면 왜 정상적으로 재판을 진행하지 못하겠습니까?
적어도 일체의 외부 음식 반입이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던 당시 수원지검의 입장은 거짓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상태입니다. 그런데 누구 하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히려 진실을 폭로한 이화영을 위증 혐의로 기소해 재판을 받게 했고, 재판이 불리해지자 집단 퇴정했습니다.

총장대행이 국회 국정조사 비판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된 검사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이 어제오늘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검찰총장 직무 대행으로서 참담한 마음으로 소식을 접했습니다.
저는 지난 4월 3일 1차 기관 보고 시에 이번 국정 조사에 대해서 재판 중인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 대한 우려와 법과 원칙에 따라 실무를 담당했던 검사들의 증언은 필요 최소한으로 해 주실 것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국정조사 과정에서 다수의 담당 검사, 수사관들이 증언대에 서게 되었고 모욕적인 말을 듣거나 답변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는 상황들이 발생하였습니다.
(4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퇴근길 문답)

대통령 지시 무시하는 정성호 장관
박지원 민주당 의원: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장관께서 먼저 지시가 있어야 돼요. 꼭 대통령께서 하시니까 법사위에 와서 ‘알아보겠습니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대통령이 말씀하시기 전에 저희가 필요한 조치들은 다 하고 있는데요.
박지원: 필요한 조치를, 검찰들 퇴정했을 때 뭘 조치했어요, 장관이?
정성호: 애초에 저희가 즉시 사건 진상 파악해 갖고 보고하게 했고요. 제가 오늘 하루 종일 국회에 나와 있는 바람에 직접 보고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2025년 11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가 검찰 산하기관?
법무부가 이렇게 나선 것은 당연히 정성호 법무부 장관 결정이겠죠. 정 장관 본인도 홍보전에 가세했습니다. 식당에서 시비가 붙어 집단 폭행을 당해 억울하게 사망한 고 김창민 감독 사건 가해자 2명이 지난 4일 구속됐는데요. 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 수사를 치하했습니다.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실체에 다가설 두 번째 기회인 보완수사로 만들어 낸 일이었습니다.” (5월 4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지금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은 3단계 중 2단계가 끝난 상태입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통과(1단계)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 법안 통과(2단계)에 이어, 검사의 수사권을 명시한 형사소송법 개정(3단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모든 절차가 수사·기소 분리를 전제로 한 개혁 논의입니다. 그런데 검찰과 법무부가 검사의 수사권만은 절대 놓지 못하겠다고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겁니다.
더구나 당·정·청 합의 하에 형사소송법 개정은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한 상황입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숙의하라”고 지시했죠. 그런데 법무부가 먼저 나서서, 국무총리실 주도의 범정부 입장이 나오기도 전에 결론을 정해놓고 여론을 몰아가고 있는 겁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내란 진상규명 거부한 대검찰청
하지만 규정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구자현 총장대행이 특검의 협조요청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내란을 청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협조를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겁니다. 진상 규명이라는 국가적 과제보다 검찰 조직 보호가 더 중요하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정성호 장관은 특검의 요청을 받아들여 구자현 대행을 징계할까요?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손으로 내란을 진압하고 정권이 바뀌었어도 검찰은 여전합니다.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구제불능 집단 아닌가요? 그런 검찰을 다스리고 바로 잡아야할 장관 역시 검찰에 휘둘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논썰이었습니다.

기획·출연 이재성 논설위원 san@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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