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위에 피운 청춘’ 여주도자기축제 ‘청년도자관’, 천년도자의 미래를 빚다

양동민 2026. 5. 9. 10:0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년 특유 감각 입혀진 제품들
관람객들 다양한 감탄 쏟아내
시, 세대교체 현장 실현 노력

‘여주시 도예명장 기술전수프로그램 수료생 부스’에서 청년 작가들이 직접 빚은 다기·생활도자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참여작가는 성주영·김다연(사진 왼쪽)·송마리로즈(사진 오른쪽)·윤일선·지수원·이솔 수료생들이다. 2026.5.8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여주도자기축제가 성황을 이루는 가운데, 홍보·판매관 한켠에 자리잡은 청년도자관이 천년도자의 도전과 가능성을 조용히 알리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여주도자기축제장을 찾은 수만 명의 관람객들이 초입부터 발길을 멈추며 저마다의 눈길을 사로잡는 공간 앞에 서성였다.

축제장 초입, 오른쪽 도자체험구역에서는 물레를 돌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왼쪽 도자기홍보·판매관에는 완성된 도자기들이 빼곡히 진열돼 관람객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판매관 바로 앞, 별도로 마련된 60㎡ 남짓한 공간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청년도자관’이라 적힌 현수막 아래, 앳된 얼굴의 청년 도예인들이 직접 빚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명지대 세라믹디자인공학과 학생들이 제작한 도자 브로치·목걸이 등 장신구와 그릇류가 나란히 전시돼 있다. 실험적인 조형미와 소재 감각이 돋보인다. 2026.5.8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다기, 화병, 접시, 귀걸이에서부터 캔들 홀더, 인테리어 소품까지, 도자라는 재료 위에 청년 특유의 감각이 입혀진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대를 가득 채웠다.

관람객들은 기성 작품들과 사뭇 다른 분위기에 발길을 멈추고 작품을 들어 살펴보거나 청년도예인에게 직접 말을 건네기도 했다. 20~30대 청년 도예인들은 연화도방, 밤샘작업, 탄즈도자기 등 자신의 이름과 공방 브랜드를 내걸고 저마다의 개성을 담은 작품들을 직접 설명했다.

청년도자관에 참가한 ‘탄즈도자기’ 작가가 직접 제작한 도자 반지와 접시, 화병 등 다양한 생활도자 작품들을 진열하고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2026.5.8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관람객들은 “어머, 무알레르기 귀걸이와 팔찌도 있네. 너무 예쁘다”, “이 컵 좀 보세요. 도자기 안쪽이 은으로 코팅돼 있네요”, “와, 다기세트는 미니멀하면서도 정말 섬세하다”는 등 다양한 감탄을 쏟아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명지대 세라믹디자인공학과 학생들의 작품과 여주시 도예명장 기술전수프로그램 수료생들의 작품들이었다. 이론과 실기를 막 익혀가는 학생의 실험적인 조형미와, 명장의 손에서 직접 기술을 전수받은 수료생의 단단한 완성도가 나란히 놓이며 청년도자관은 여주도자의 현재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공간이 됐다.

‘연화도방’ 청년도예인이 선보인 다기 세트와 달항아리, 찻잔 등이 정갈하게 전시돼 있다. 미니멀하면서도 섬세한 조형미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26.5.8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축제장 한편에서 관람객 이 씨는 “매년 축제에 오는데 올해는 젊은 작가들 작품이 유독 많아 보인다”며 “보기에도 세련되고 실용적인 게 많아 좋다”고 말했다.

이날 청년도자관에 참가한 도예명장 기술전수프로그램 수료생 송 마리로즈(25) 작가는 “여주에서 명장 선생님들의 기술도 익히고, 축제장에서 작품들을 선보이게 돼 긴장도 되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며 “제 작품이 누군가의 일상 속에 놓일 수 있다는 게 실감난다”고 말했다.

‘밤샘작업(BAMSEM JAKEOP)’ 공방이 도자 귀걸이와 생활도자 소품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2026.5.8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한편 청년도자관의 존재는 여주시가 도자산업의 세대교체를 단순한 구호가 아닌 현장에서 실현하려는 노력과 맞닿아 있다. 여주시 문화예술과는 매년 7월부터 8월까지 10명의 도예명장이 청년도예인에게 숙련기술과 노하우를 직접 전수해왔으며, 올해도 오는 7월 1일부터 8월 14일까지 ‘2026년 도예명장 기술전수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물레 성형, 분청사기 장식, 달항아리 제작, 장작가마 소성 등 전통도자의 전 과정을 실습 중심으로 배울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수강생 12명 이내의 소규모로 운영되며, 수료 후에는 여주도자기축제 청년프로그램 참여 등 지역정착을 위한 연계지원도 이어진다.

천년의 시간을 빚어온 여주 도자가 이제 청년의 손에서 다음 천년을 준비하고 있다.

여주/양동민 기자 coa007@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