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유조선 잇단 무력화… 호르무즈 긴장 고조
이란 반발 속 호르무즈 산발적 교전
트럼프 "오늘밤 답변 기대"…협상은 지속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 일대에서 다시 군사 충돌을 주고받으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대이란 해상 봉쇄를 위반하려 한 이란 유조선들을 잇따라 무력화하자, 이란은 이를 "무모한 행동"이라고 반발하며 군사 대응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다만 양측 모두 충돌을 "제한적"이라고 규정하며 종전 협상 자체는 유지하려는 분위기다.
미국 CNN 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반관영 타스님·파르스통신은 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란군과 미군 사이 산발적 교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타스님통신은 "지난 두 시간 동안 해협 인근 지역에서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고, 군 소식통은 "미국이 이란 유조선에 적대 행위를 한 뒤 이란 해군이 대응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만만의 이란 항구로 향하던 이란 국적 무적재 유조선 'M/T 시 스타 III'와 'M/T 세브다'를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호(CVN-77)에서 출격한 F/A-18 슈퍼호넷 전투기들이 두 선박의 굴뚝에 정밀유도탄을 발사했다.
미국은 이번 조치가 방어적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중동 주둔 미군은 이란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봉쇄를 전면적으로 집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6일에도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에서 출격한 F/A-18 전투기가 이란 국적 유조선 'M/T 하스나'를 무력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CENTCOM은 지금까지 봉쇄 위반을 시도한 여러 상선이 무력화됐고, 50척 이상이 항로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먼저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합동군 최고지휘부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과 민간 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응해 미군 함정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도 미국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엑스(X)를 통해 "변덕스러운 모험주의와 무모한 행동의 결과는 이제 전 세계에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분열되고 망상적인 트윗들은 더 이상 현실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은 미국의 해상 봉쇄가 계속될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란의 한 고위 의원은 "앞으로 미국의 해상 봉쇄 조치는 이란의 군사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양측 모두 종전 협상 자체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은 분위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충돌에 대해 "에픽 퓨리 작전과는 별개"라며 "미국은 방어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아마 오늘 밤쯤 이란의 서한을 받을 것"이라며 종전 조건에 대한 이란 측 답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7일 '2주 휴전'에 합의한 뒤 같은 달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이후 중재국들을 통한 물밑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최근 미국과 이란이 14개 항목이 담긴 1쪽 분량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20년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점진적 재개방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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