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년 방산 전문가가 말하는 '한국판 팔란티어가 못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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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욱 한국국방기술학회 이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학회 사무실에서 본보와 만나 "방위사업청과 중소벤처기업부가 2월에 함께 발표한 방산 스타트업 육성방안을 환영한다"면서도 이처럼 실효성을 우려했다.
2004년 17대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수석보좌관을 지냈고, 2년 뒤 방위사업청 개청 멤버로 합류해 기술기획과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부터 학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초기 선정 기업 중 전력화를 통해 양산으로 이어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어떻게'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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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획득 시스템, 첨단 기술 못 담아
무기-지원체계 칸막이 없애야 AX 가능
수치 앞세운 정책보다 실효성 우선돼야"

"몇 개의 방산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보다 스타트업의 방산 참여가 실제 군사력으로 어떻게 전환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박영욱 한국국방기술학회 이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학회 사무실에서 본보와 만나 "방위사업청과 중소벤처기업부가 2월에 함께 발표한 방산 스타트업 육성방안을 환영한다"면서도 이처럼 실효성을 우려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방산 스타트업 100개사, 방산 벤처천억기업 30개사 육성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진입·성장·상생 전략들을 제시했다. 20여 년 '방산' 외길을 걸어온 그의 눈에는 2022년부터 추진돼 올해까지 100개의 첨단 국방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하는 사업 '방산혁신기업 100 프로젝트'와 매우 유사해 보였다. 2004년 17대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수석보좌관을 지냈고, 2년 뒤 방위사업청 개청 멤버로 합류해 기술기획과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부터 학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초기 선정 기업 중 전력화를 통해 양산으로 이어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어떻게'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이미 팔란티어, 안두릴, 쉴드AI 같이 조단위 몸값의 혁신기업들이 방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드론·국방 인공지능(AI)·우주·로봇 분야에서 소수 업체가 주목받고 있는 정도다. 아직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영업이익은 언감생심이다.
그는 양국 간 차이의 배경으로 한국 무기체계 획득 시스템의 경직성을 첫손에 꼽았다. 수요자인 군이 까다로운 성능을 요구하면 업체들은 장기간에 걸친 기술 개발 과정을 거쳐야 하고, 결국 빠르게 진보하는 기술을 실전에 적용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신기술을 적용하려면 소요 제기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이런 시스템 속에선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상용품을 신속히 전장에 투입한 우크라이나, 이란의 샤헤드 드론을 역설계해 이란전에서 '비용 비대칭'에 대응한 미국과 같은 신속한 대응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미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CFT(Cross-Functional Team·다기능팀)를 신설, 획득 조직의 체계를 바꿨다. 사용자(군인)·기술자·예산 담당자 등이 한 팀이 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했다. 수년이 걸리던 요구사항 확정 단계는 수개월로 단축됐고, 시제품이 나오면 바로 훈련에 투입한 뒤 피드백을 줄 수 있어 사용자 중심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그는 "법·제도가 기술 발전을 담아낼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방 분야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해선 제도 개선이 필수라고 했다. 그는 "방위사업법은 무기체계와 전력 지원 체계로 명확히 구분해 칸막이를 두고 있다"며 "AI 시대엔 무기와 지원 군수품 간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혼합 체계가 될 텐데, 현 제도로는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안타까워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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