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여자 갈아치운다”는 추남…성적 매력의 이유는 돈이었다? [히코노미]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썩은 딸기를 그대로 박아놓은 듯한 보라빛 코, 거대한 키, 우악스러운 표정까지. 보기만 해도 얼굴이 찌푸려졌기 때문이었다. 부풀어 오른 코를 바라보는 이들에게 “꺼져”라고 고함치는 그악스러운 성격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모든 것을 제 것으로, 자기만의 질서로 만들겠다는 탐욕으로 그는 몸이 달아 올랐다. 그 열기는 미국의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동력이기도 했다. 문학적 수사로 생각하지 말아주시길. 사내의 이름은 J.P. 모건. 금융의 질서를 새로 사운 사람이었으니까.


모건은 스위스 벨리브와 독일 괴팅겐에서 수학했다. 그가 질서를 가장 중요시했던 인물이었으므로, 계산과 논리로 이뤄진 ‘수학’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수치를 다루는 본능적인 감각에, 유럽의 교수들은 자주 놀랐다. 학문의 세계에서, 금융의 세계로 나아갈 때도 그는 이물감을 느끼지 않았다. 학문이나 금융이나 모두가 논리와 질서의 세계로 이뤄진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모건은 이 혼란 속에서도 돈냄새를 맡았다. 남부와의 전쟁에서 무기가 절실한 북군. 그러나 병기 창에는 낡은 소총 뿐이었다. 총열과 방아쇠에 녹이 슬었고, 개머리판의 나무는 갈라져 있었다. 전장에서 방아쇠를 당겼다가는 오발탄이 터져 나갈 게분명했다.
모건은 사기꾼 아서 이스트먼과 사이먼 스티븐스와 손 잡고 이 총 5000정을 사들였다. 한 정당 3.5 달러 값을 치렀다. “못 쓰는 총 사요”라는 말에 군부는 “쓰레기도 처리하고 돈도 벌었다”면서 좋다고 팔아버렸다.

이 무렵 코가 문드러지고 그 위에 돌기가 죽순처럼 돋아났다. 얼굴이 흉물스러워질 수록, 그는 미인의 육체로부터 이를 치유받는 것처럼 행동했다. 아내의 눈을 피해 요트를 띄워 그 위에서 전국에 이름난 미녀들과 놀아났다.

그럼에도 그는 섣불리 철도에 돈을 대지 않았다. 너무나 많은 어중이떠중이가 몰려들어 시장이 점점 혼탁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미국 전역에는 철도가 깔렸는데, 사람과 물자가 철마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미국인 모두를 사로잡은 덕분이었다. 사업가들은 투자자를 찾아가 철도 사업이 돈이 된다며 구슬렸고, 투자자들은 사업 계획서에 그려진 기차만 보고, 거액을 내어줬다. 무질서가 철도에 서리 내리고 있었다. 서리는 철도라는 꽃을 죽일 것이었다.

모건은 전 사업의 역량을 철도 사업에 퍼부었다. 돈이 모자르자,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아메리칸 레일즈’라는 분야를 만든 것도 모건이었다. 영국에 돈 좀 굴린다는 양반들은 철도는 몰라도, 모건이라는 이름은 알았으므로, 투자에 서슴지 않았다. 철도 회사 간판 한켠에 하나 둘 ‘모건’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미국 전체 철도의 3분의 1 이상이 모건의 영향력에 놓였다. 이제 질서를 부여할 시간. 노선이 통폐합 되고, 운임이 표준화됐다. 마침내 미국 철도에 질서가 놓이기 시작했다. 철도를 개발한 건 모건이 아니었으나, 이를 산업으로 꽃 피운 건 모건이었다. 사람들은 이를 ‘모거나이제이션’(Morganization)이라고 불렀다.

쌀 가격이 요동치면 민심이 흉흉하듯, ‘산업의 쌀’인 철강 가격의 급격한 변동성은 기업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힘이라면, 미국의 철강을 세계 최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단전에서 솟아올랐다.
모건은 천박한 무질서를 정리하고 싶어서, 앤드류 카네기를 만났다. 그는 종이를 한 장 꺼넸다. ‘4억 8000만 달러’. 카네기의 철강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카네기는 미련 없이 모건의 손을 잡았다. 미국 경제사상 가장 위대한 인수합병이었다.

1901년 출범 당시 2150만 톤의 철강은, 1939년 7160만톤으로 폭발했다. 이 쇳물은 뉴욕과 시카고의 마천루로, 서부로 뻗어나가는 증기기관차로, 도시를 잇는 교량으로 솟아 올랐다. 미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만든 쇳물을 뽑아낸 이가 J.P. 모건이었다.


중앙은행은 없었지만, 누군가는 이 급한 불을 꺼야 했다. 생산량은 11%, 수입은 26% 감소했고, 실업률은 3% 미만에서 8%로 급등했다. 은행이 무너지고, 그 불길이 시민들을 먹어 치우고 있는데, 하늘만 쳐다볼 순 없는 것이다. 모두가 하늘 대신 한 사람을 쳐다봤다. 무질서를 혐오하는 남자, 미국의 경제 대통령. J.P. 모건이었다.


한 민간인에 의해 나라 경제가 구원받았다는 사실이 참담했는지. 미국 정부는 연방준비법 (Federal Reserve Act)으로 중앙은행 제도를 다시 도입했다. 위기의 소방수가 다시 국가의 공으로 넘어갔다. 미국을 금융 위기에서 구한 마지막 민간 영웅. J.P. 모건.

ㅇ금융의 왕 J.P. 모건은 온실 속에서 자라나 ‘질서’의 미학을 느끼고 있었다.
ㅇ스위스에서 유학한 뒤부터 그는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ㅇ무질서하게 투자되던 철도와 철강에서 회사들을 인수해 산업을 정리한 것도 모건이었다.
ㅇ공황이 왔을 때 모건은 미국 최고의 부자들과 함께 자금을 투입해 위기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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