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초교 앞 짧은 치마 입고 흡연 ‘사이버 룸살롱’…‘청소년 유해업소’ 지정에 발끈했다 [세상&]

이영기 2026. 5. 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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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가족부, ‘청소년 유해 업소’
현장 점검 통해 두 차례 재확인
스튜디오 관계자 “유해 아냐” 발끈
“초교 200m 내 영업할 수 없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성인 방송 스튜디오 앞에서 출연자들이 선정적 의상을 입은 채 흡연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서울 강남 청담동의 초등학교 옆에서 버젓이 운영되는 성인방송 스튜디오. 그간 법의 사각지대에서 어떠한 제재 없이 운영됐다. 최근 해당 시설이 청소년 유해 업소라는 유권 해석이 나오며 운영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해당 시설에 대한 운영 중단 목소리를 모아 온 학부모들은 환영의 입장을 내보였다. 반면 해당 스튜디오 관계자는 “여기는 청소년 유해 업소가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오후 기자가 해당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바깥에서도 마이크 음량을 확인하는 소리가 들렸다. 입구에는 전신거울과 소파가 놓여 있었다.

스튜디오 안쪽에서는 남성 BJ들이 방송을 준비하고 있었고 복도 끝에는 출연자들이 마실 물과 음료가 쌓여 있었다. 최근 출연자들이 대로변에 나와 흡연을 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대로변 흡연 금지’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해당 성인 방송 스튜디오를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오는 소개 사진. [네이버 지도 캡처]

스튜디오의 한 관계자를 만나 청소년 유해 업소라는 유권 해석이 나온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여기는 청소년 유해 업소가 아니다”라며 “다 확인받았다”고 발끈했다.

최근 성평등가족부는 해당 스튜디오에 대해 사진 및 현장 점검 등을 벌여 두 차례나 ‘청소년 유해 업소’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스튜디오는 그간 법의 사각지대에서 운영됐다. 스튜디오는 인근 초등학교에서 200m 이내의 거리에 있고, 강남구청과는 맞은편에 위치했는데, 최근에야 존재가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스튜디오는 여성 출연자들이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춤을 추면서 시청자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이른바 ‘엑셀 방송’이 진행되는 곳으로 파악됐다. 시청자가 보낸 실시간 후원금을 엑셀(Excel) 프로그램처럼 순위를 정리해 보여준다고 해서 이런 별칭이 붙었다.

특히 해당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이 선정적 의상을 입고 대로변에서 흡연을 하거나 배회한 사실까지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불만도 커졌다. 해당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및 유치원 앞 유해업소 퇴출을 위한 서명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해당 성인 방송 스튜디오를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오는 소개 사진. [네이버 지도 캡처]

불만과 민원이 잇따르자 지난달 23일 강남구청과 강남경찰서가 합동 점검에 나섰지만, 당시엔 교육환경법이 정하는 제한 업종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주의 요청에 그쳤다.

그후 강남구청은 지난달 27일 성평등가족부에 유권 해석을 요청했고, 28일 성평등가족부는 ‘청소년 유해 업종’이라는 결론을 냈다. 성평등가족부는 추가로 현장 점검까지 벌여 지난 7일 해당 스튜디오는 ‘청소년 유해 업종’이라는 유권 해석을 재확인했다.

청소년 유해 업소로 지정되면 교육환경법이 정하는 제한 업종으로 분류된다. 학교 경계에서 직선으로 200m 이내 지역은 교육환경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데, 이 안에서 학생의 보건·위생·안전·학습 등 교육환경을 침해하는 영업행위는 불가능하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교육환경법상 학교 200m 이내에는 유해 업소가 있으면 안 된다”며 “이를 토대로 구청에서는 업소의 이전을 요청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인근 건물 앞에서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 [연합]

학부모들은 환영한다면서도 신속하게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부모 김안나(43) 씨는 “오늘 청소년 유해 업소라는 유권해석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식은 반갑다”면서도 “업체가 영향을 얼마나 받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계속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말했다.

손자의 하교를 마중 나온 우은희(67) 씨는 “오전 10시쯤에도 옷도 짧게 입고 화장한 아가씨들이 거리에서 담배를 자주 피우더라”며 “1학년 손자가 이 길을 다니는 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강남구청도 관련 민원과 유권 해석을 토대로 조치를 논의 중이다. 강남구청은 “구청 차원에서 성평등가족부에 요청해 유권 해석을 받은 후 담당 부서에서 적절한 조치를 논의 중인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강남구보건소도 ‘OO초등학교 통학로 금연거리 지정’을 위한 절차에 나섰다. 보건소는 해당 지역 금연거리 지정을 위한 설문조사를 오는 11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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