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벌어도 결국 강남”…개미들, 주식 팔아 ‘똘똘한 한 채’로[주형연의 에구MONEY]

주형연 2026. 5. 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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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주> '돈'은 우리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보유 주식을 모두 정리해 서울시 서초구에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탔어요. 막상 주식 계좌에 10억원 이상이 찍히니 불안감이 커졌거든요. 결국 가장 확실한 안전자산이라고 판단한 아파트에 자금을 묻어뒀습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오직 '똘똘한 한 채'를 향해 있는 한, 주식 시장의 불장 피날레는 결국 부동산 시장에서 장식될 것으로 보여 씁쓸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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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글쓴이주> ‘돈’은 우리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편리한 도구, 거래 수단일 뿐이지만 돈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냥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돈’에 대한 허물이 벗겨지는 순간 경제에 대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돈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지는 사회, 돈에 얽힌 각종 이야기와 함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보유 주식을 모두 정리해 서울시 서초구에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탔어요. 막상 주식 계좌에 10억원 이상이 찍히니 불안감이 커졌거든요. 결국 가장 확실한 안전자산이라고 판단한 아파트에 자금을 묻어뒀습니다.”

최근 지인이 강남으로 이사를 했다고 해 축하해 줬습니다. 경기도의 한 신도시에 거주하며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처분 대금과 합쳐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로 갈아타는 데 성공했어요. 평소 자녀의 교육 환경과 출퇴근 인프라 때문에 강남 진입을 노리고 있었지만 턱없이 부족한 자금력 때문에 고민하던 찰나, 주식 수익이 결정적인 ‘점프 업’ 수단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주식 시장이 아무리 불장이라도 언제 하락장이 올지 모른다는 피로감과 불안감에 하루라도 빨리 부동산에 자산을 묻어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하네요.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하며 역사적인 불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 지인처럼 결국 ‘내 집 마련’이 최종 목표인 사례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얻은 막대한 수익이 소비로 이어지기보다는 서울 주요 아파트 등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입니다. 불안정한 주식보다는 ‘믿을 건 역시 부동산’이라는 공식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죠.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 투자로 돈을 번 무주택 가계의 경우 자본 이득의 약 70%를 부동산 매입에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실제로 주가가 올라도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 가계는 주가가 1만원 오를 때 고작 130원(1.3%)만 소비에 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3~4%)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코스피가 ‘칠천피’, ‘팔천피’를 기록하며 자산이 불어나도 이 돈을 펑펑 쓰기보다는 꾹꾹 모아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잣돈으로 쓴다는 의미죠.

이러한 흐름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어요. 국토교통부 통계를 살펴보면 주식 코인 등 금융자산이 부동산으로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 주택 매수 신고 건 중 21%(1176건)가 주식·채권 매각 대금으로 활용됐습니다. 해당 기간에 신고된 주식 및 채권 매각 대금만 총 2360억원에 달했죠. 강남권 쏠림 현상은 여전했어요. 특히 강남의 경우 매수자 1인당 평균 10억6700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주식 매각 대금을 집을 사는 데 동원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문가들도 현재의 주식 열풍이 결국 ‘부동산 사다리 타기’의 일환이라고 분석하더라고요. 월급만 모아서는 평생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 주식은 자산을 폭발적으로 증식시켜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징검다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정부가 기대하는 ‘주가 상승→소비 촉진→내수 경제 활성화’의 선순환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네요. 투자자들의 시선이 오직 ‘똘똘한 한 채’를 향해 있는 한, 주식 시장의 불장 피날레는 결국 부동산 시장에서 장식될 것으로 보여 씁쓸할 뿐입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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