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도 구청 여니까 토허신청 ‘막차’ 타세요”…정부는 강남권 ‘직격’할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검토

최미랑 기자 2026. 5. 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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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급매 매물이 게시되어 있다. 오는 10일부터는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매도하는 다주택자의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이 대폭 늘어난다. 연합뉴스

토요일인 9일에도 서울시와 경기도의 토지거래허가구역 관할 구청 등이 문을 연다. 이날 만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관련 토지거래허가신청을 받기 위해서다. 오는 10일부터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때 기본 양도세율에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이미 ‘팔 사람은 다 팔아’ 늦깎이 신청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추가로 매물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 임대사업자의 양도세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25개 구청, 경기도 4개 시청, 8개 구청 토허제 9일까지 접수

국토교통부는 수도권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관할하는 서울시 25개 구청과 하남시청 등 경기도 4개 시청, 수원시 장안구청 등 경기도 8개 구청이 9일에도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접수한다고 8일 밝혔다.

신청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낮 12시~1시 제외)다. 신청 대상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관련 허가로 제한된다. 또 서울시청과 경기도청, 수원·성남·용인·안양시청은 접수를 받지 않으니 유의해야 한다.

오는 10일부터 양도세 중과 제도가 다시 시행되면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이 대폭 늘어난다. 기본세율인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더해진다. 지방소득세까지 더하면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최고 실효세율이 82.5%까지 오른다.

일단,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만 완료하면 중과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대신 잔금 지급과 소유권 이전 등기를 일정 기간까지 마쳐야 한다.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이었던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는 오는 9월9일까지 거래를 마무리해야 한다. 지난해 새롭게 규제지역에 편입된 서울 21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은 오는 11월9일까지 마치면 양도세 중과가 배제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에 강화됐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시행이 1년 유예됐고, 이후 매년 유예하다 이번에 연장을 종료하는 것이다.

정부, 다주택 임대사업자 ‘매물’도 압박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재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ㆍ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최근 두 달여 간 서울의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을 누르는 데 기여한 양도세 회피용 ‘급매’ 시장이 막을 내리게 됐다. 정부는 ‘매물 잠김’을 막기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잠겨있는 매물이 나오고, 그 매물이 실거주자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을 지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정대상지역의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영구히 주어지던 양도세 중과배제 혜택이 조세 형평 측면에서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여러가지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구 부총리가 언급한 임대사업자 양도세 혜택 축소와 관련해서는 앞서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엑스를 통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일정 기간 처분 기회는 주어야겠지만 임대 기간 종료 후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각종 세제도 일반 임대주택과 동일해야 공평하겠지요?”라고 썼다.

등록 후 10년 이상의 임대 기간을 채운 등록 임대사업자만 집을 팔 때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을 대폭 깎아주던 혜택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아파트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는 2020년 이미 폐지됐지만, 그 전에 등록해 요건을 채운 일부 임대사업자들은 영구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면제받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받는다.

최근 10년간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른 강남3구 등 서울 핵심 입지 주택을 다수 보유한 임대사업자들로선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양도차익이 줄어들 수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등록 임대사업자 혜택을 늘리던 2014~2015년 많은 이들이 주택을 매수해 세를 놓고 ‘절세’ 목적으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는데, 강남3구 등 서울 핵심지에 사둔 아파트를 올해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양도차익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경우가 흔해서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면제나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혜택이 축소되면 거액의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고스란히 물어야 해 ‘버티기’를 원하는 다주택자가 매우 드물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런 매물이 일시에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현재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경우 거주 요건을 채우지 않고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하므로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임대사업자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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