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예쁘지만 내 몸은 부서져요"…할머니 절반 "그만두고 싶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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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가 평일 기준 하루 평균 6시간 이상을 육아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부모 2명 중 1명은 자녀의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돌봄을 떠맡는 '비자발적 돌봄'을 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고충은 할아버지보다 할머니에게 더욱 무겁게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부모들은 평일 기준 주 평균 4.6일, 하루 평균 6.04시간 손자녀를 돌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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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가 평일 기준 하루 평균 6시간 이상을 육아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부모 2명 중 1명은 자녀의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돌봄을 떠맡는 '비자발적 돌봄'을 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고충은 할아버지보다 할머니에게 더욱 무겁게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족 내 손자녀 돌봄 현황과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주당 15시간 이상 만 10세 미만 손자녀를 돌본 경험이 있는 만 55∼74세 조부모 10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부모들은 평일 기준 주 평균 4.6일, 하루 평균 6.04시간 손자녀를 돌보고 있었다. 주당 평균 돌봄 시간은 26.83시간에 달했다.
문제는 이들 중 절반 이상(53.3%)이 본인이 원치 않음에도 자녀의 사정상 거절하지 못해 육아를 떠맡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비자발적 돌봄 비율은 여성(57.5%)이 남성(44.6%)보다 12.9%p 높았다. 손자녀 외에 배우자 등 다른 가족까지 함께 돌보는 '다중 돌봄'의 고충을 겪는 비율 역시 51.1%였으며, 이 또한 여성(56.4%)이 남성(40.1%)보다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부모의 긴 노동 시간과 사교육 일정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공적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조부모의 추가적인 돌봄 노동이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혼 육아는 가족 간 유대감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낳기도 했으나, 노년층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는 심각한 적신호를 켰다.
조부모들은 손자녀 돌봄으로 인해 손자녀와의 관계(81.9%) 및 자녀 부부와의 관계(68.8%)가 개선됐다고 답했다. 반면 돌봄 노동 이후 육체적 피로감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73.7%, 정신적 스트레스가 늘었다는 응답은 60.4%에 달했다. 심지어 기존 질환 및 통증이 악화됐다는 응답도 47.8%였다. 이러한 부정적 건강 변화는 여성 노인에게서 훨씬 뚜렷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46.8%는 "돌봄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특히 손이 많이 가는 0~1세 영아를 돌보는 여성 노인의 경우 그 비율이 54.7%까지 치솟았다.
돌봄 중단을 고려한 주된 이유로는 '힘에 부쳐서'(46.7%),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12.1%), '건강이 나빠져서'(10.8%) 순으로 나타나, 육체적·정신적 건강 악화 요인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조부모의 일방적인 헌신에 기대는 땜질식 보육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사회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는 조부모의 돌봄이 여전히 가정의 보육 공백을 메우고 있으나, 그 부담이 특히 조모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제는 부모의 돌볼 시간을 보장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적 돌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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