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사상 초유…'5위 vs 6위' 챔피언결정전 성사[스한 위클리]

이정철 기자 2026. 5.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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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챔피언결정전은 우승팀을 가리는 마지막 무대다. 대개 정규리그 상위권 팀들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하지만 2025~2026시즌은 달랐다. 프로농구 역사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다. 10개 구단 체제 최초로 정규리그 5위와 6위가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어느 시즌보다 특별한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짚어본다.

ⓒ연합뉴스

5위팀 고양 소노, 4위 서울 SK-1위 창원 LG를 무너뜨리다

소노는 전반기까지만 해도 6강 진출마저 위태롭던 하위팀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선수들의 수비 조직력이 점차 완성도를 높여가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결국 소노는 후반기 10연승을 질주하며 최종 5위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여기서 일이 발생했다. 서울 SK가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에서 고의패배 의혹에 휩싸였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6위 부산 KCC 대신 5위 소노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최종전을 내주며 4위로 떨어졌다는 의혹이었다. 노골적인 자유투 놓치기로 인해 의혹은 사실처럼 굳어졌다.

소노 선수들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상황. 언더독으로 예상되던 소노는 이 일을 통해 전의를 불태웠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소노의 이정현과 케빈 켐바오가 내, 외곽을 휘저었고 3연승으로 SK를 격파했다.

소노의 기세는 정규리그 1위팀 LG를 만나서도 이어졌다. 1차전 LG의 강력한 수비에 고전하던 소노는 LG의 외곽슛 난조를 틈타 추격전을 벌였고 4쿼터 역전극을 벌이며 1차전 승리를 따냈다.

행운까지 찾아왔다. 떨어졌던 슛 감각을 끌어올린 LG는 2차전 공,수 양면에서 소노를 압도하며 3쿼터까지 리드를 이어갔으나 팀의 공격을 주도하는 포인트가드 양준석의 부상 이탈로 인해 4쿼터 역전패를 당했다. 양준석은 3차전에도 나오지 못했고 소노는 이 틈을 타 LG를 무너뜨리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이정현. ⓒ연합뉴스

슈퍼 6위팀 부산 KCC, 압도적인 전력으로 챔피언결정전 도착

5위팀이 봄농구에서 6전 6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한 가운데, 반대편 대진에서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정규리그 6위 KCC가 3위팀 원주 DB를 3승으로 물리치더니 2위 안양 KGC마저 3승1패로 제압했다.

KCC는 허훈, 허웅, 송교창, 최준용을 보유한 팀이다. 포인트가드 허훈과 스몰포워드 송교창, 최준용은 정규리그 MVP 경력자들이다. 허웅은 2023~24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거머쥐었다. 외국인 선수 숀 롱은 2020~21시즌 정규리그 외국인 선수 MVP를 수상했다. 주전 5명이 모두 MVP 경력을 갖췄다.

이러한 화려한 멤버를 갖추고도 KCC는 정규리그 6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었다. 완전체를 결성한 봄농구에서는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하며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따냈다. KBL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5위와 6위팀의 챔피언결정전이 성사된 것이다.

5위와 6위팀 맞대결, 관전 포인트는

정규리그 5위팀과 6위팀의 맞대결. 중위권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이지만 볼거리는 풍성하다. 우선 소노는 폭발적인 외곽슛도 갖추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촘촘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운다. 반면 KCC는 주전 선수 5명이 모두 팀 내 1옵션으로 활약할 수 있다. 방패와 창의 대결이다.

가드진 매치업은 KBL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 국내선수 MVP를 차지한 이정현과 '형제 콤비' 허훈, 허웅이 맞붙기 때문이다. 이정현은 현재 국가대표팀 주전 가드, 허훈과 허웅은 과거 국가대표팀 주전 가드였다. 화려한 이력과 대표팀 서사가 겹쳐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손창환 감독(왼쪽). ⓒ연합뉴스

벤치 대결도 흥미롭다. 소노 사령탑은 무명의 손창환 감독이다. 선수 시절 SBS 스타즈 후보선수였던 손창환 감독은 은퇴 후 전력분석원, 코치를 거쳤다. 산전수전을 겪고 올해 지휘봉을 잡았다. 그럼에도 소노 선수들에게 꼼꼼한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이상민 감독은 한국농구 최고 스타선수였다. 현역 은퇴 후 서울 삼성을 지휘했다. 선수, 감독으로서의 경력이 화려하다.

다만 이상민 감독은 KCC에서 작전타임 하극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작전을 설명하면 허훈, 허웅, 최준용, 숀 롱 등이 끼어들어 본인들의 의견을 제시한다. 이제 정확한 지시보다는 선수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역할로 바뀌었다. 꼼꼼한 지시로 팀을 이끄는 손창환 감독과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 주고받는 이른바 '작전 토론형' 작전타임을 선보이는 이상민 감독의 대비 역시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믿기지 않는 정규리그 5위팀과 6위팀의 챔피언결정전 맞대결. 프로농구 최초의 사건이라는 점과 풍성한 관전 포인트로 농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프로농구 역사에 길이 남을 2025~26시즌 챔피언결정전이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이상민 감독(왼쪽)-허웅.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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