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이후 약 10년..유망주 성공에 목마른 양키스, ‘좌타 저지’ 존스는 다를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거의 10년간 이어진 유망주 잔혹사가 이번에는 끝날까. 양키스가 또 한 명의 특급 기대주를 데뷔시킨다.
뉴욕 양키스는 5월 9일(한국시간) 외야수 스펜서 존스를 메이저리그로 콜업했다. 드래프트 지명 4년만에 빅리그의 콜업을 받은 존스다.
2001년생 좌투좌타 외야수 존스는 양키스가 202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지명한 선수. 지명 후 꾸준히 양키스 팀 내 최상위권 유망주 평가를 받아 온 존스는 드디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다.
양키스는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지난해 활약한 신예 제이슨 도밍게즈를 콜업해 기용했다. 하지만 도밍게즈마저 수비 도중 부상을 당하며 결원이 또 발생했고 양키스는 존스를 데뷔시키기로 결정했다.
사실 다소 늦은 데뷔다. 1라운드 지명을 받은 대학 신인이었음을 감안하면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임에도 빅리그 데뷔에 5시즌이나 걸린 것은 빠르다고 볼 수 없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 양키스는 워낙 전력이 탄탄한 팀. 신인에게 꾸준한 기회를 주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주장 애런 저지를 비롯해 스탠튼, 코디 벨린저, 트렌트 그리샴 등 스타 외야수들이 즐비한 양키스인 만큼 주전 선수의 장기 부상이 아니라면 기회는 쉽게 올 수 없었다.
동시에 존스가 마이너리그에서 '팀이 억지로 자리를 만들어서 올릴 만큼'의 아주 빼어난 성적을 쓴 것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했다. 존스는 마이너리그에서 5시즌 동안 415경기에 출전해 .270/.351/.497 83홈런 277타점 116도루를 기록했다. 장타력과 빠른 발을 동시에 갖춘 선수로서 준수한 성적을 썼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스타들을 넘어설만한 수치는 아니었다.
올시즌에는 트리플A 33경기에서 .258/.366/.592 11홈런 41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트리플A 인터내셔널리그 홈런 2위, 타점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순항 중이었고 부상자가 발생하며 드디어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존스의 강점은 키 201cm의 큰 체구에서 나오는 강력한 파워. 존스는 올해 무려 평균 타구속도가 시속 95.6마일에 달했고 배럴타구 비율 29.2%, 강타비율 58.3%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타구를 날렸다.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에서 35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타력 뿐만 아니라 2023년 43도루, 2024년 25도루, 지난해 29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도 갖췄다. 코너 외야수가 아닌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을 가졌다는 것 역시 강점이다.
다만 엄청난 힘과 정확히 반비례하는 정교함은 큰 단점이다. 존스의 올시즌 헛스윙율은 무려 43.8%. 두 번 스윙하면 한 번은 헛스윙인 셈. 올해 33경기에서 삼진 46개를 당했고 2024년에는 더블A 124경기에서 무려 200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너무 많은 삼진은 존스가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쓰면서도 콜업이 늦어진 결정적인 이유였다.
야구계 최고 명문 구단인 양키스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영구결번이 너무 많아서 새로 입단하는 선수들이 고를 수 있는 등번호가 제한될 정도로 많은 스타들이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키스가 키워낸' 스타가 거의 없다.
양키스가 키워 빅리그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는 마지막 기대주는 현재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소속인 글레이버 토레스다. 토레스는 무려 7년 전인 2018년에 데뷔한 선수다. 양키스가 드래프트에서 지명해 성장시킨 저지가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지만 2017년 신인왕인 저지, 2018년 신인이었던 토레스 이후로는 메이저리그에서 확실하게 성공하며 자리잡은 양키스 기대주가 없다.
물론 모든 기대주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2018년 데뷔한 조나단 로아이시가(현 ARI), 2020년 데뷔한 클락 슈미트, 2021년 데뷔해 2024년 신인왕을 차지한 루이스 힐, 지난해 준수하게 활약한 도밍게즈, 2023년 데뷔해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고 골드글러브도 수상한 앤서니 볼피 등 여러 선수들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볼피는 3년간 부동으로 주전으로 뛰었음에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해 올해 마이너리그 강등을 당했고 힐은 신인왕 시즌 외에는 인상적인 활약을 한 적이 없다. 도밍게즈도 특급 성적을 낸 것은 아니고 슈미트는 매년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
지난해 막바지 데뷔해 인상적인 가을을 보낸 뒤 현재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는 캠 슐리틀러가 있지만 슐리틀러 역시 아직은 빅리그 경력이 채 1년도 되지 않는 신인이다. 올해 마운드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윌 워렌 역시 아직 제대로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선수다.
벌써 몇 년째 확실하게 성장해 스타로서 확고하게 입지를 다진 기대주가 없었던 양키스다. '악의 제국' 시대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한동안 유망주 육성에 공을 들였지만 그 성공의 맛을 본지가 너무 오래됐다. 현재 투타 주축인 선수들은 저지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두가 외부에서 온 선수들. 양키스 입장에서도 팀이 공들여 키운 유망주의 확실한 성공이 간절해지는 시기다.
그런 흐름 속에서 데뷔하는 존스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지만 201cm의 큰 신장, 장타력을 가진 외야수라는 점에서 팀 주장 저지와 닮은 부분도 많다. 과연 존스가 한동안 이어진 양키스의 유망주 갈증을 풀어내고 저지와 함께 타선을 지키는 핀 스트라이프의 '트윈 타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스펜서 존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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