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ETF 시대②]미국은 연금용, 한국은 단타용…왜 정반대로 흘러가나
미국은 인컴·버퍼 ETF 중심…은퇴자산 관리 수단으로 성장
"한국 ETF 시장, 투자보다 트레이딩 중심 구조" 지적
![국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미국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출처=오픈AI]](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9/552778-MxRVZOo/20260509060021606xyip.png)
국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미국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액티브 ETF가 은퇴·인컴 중심의 장기 자산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레버리지·테마형 중심의 단기 투자 상품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분석이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액티브 ETF 시장은 투자자의 다양한 투자목표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은 고위험 노출형 상품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시장 구조와 투자 문화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실제 국내 액티브 ETF 시장에서는 레버리지·인버스 ETF, 테마형 ETF, 단일종목형 ETF 등 고위험 상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김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이른바 '노출형(exposure)' 액티브 ETF가 국내 액티브 주식형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9%에 달한다. 반면 미국에서는 이 비중이 7.1% 수준에 그친다.
반대로 미국 액티브 ETF 시장에서는 인컴형, 버퍼형, 리스크 관리형 등 투자목표 중심 상품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인컴·버퍼·리스크 관리 전략 등 '아웃컴 지향형(outcome-oriented)' ETF 비중은 21.2%에 달한다. 한국(10.4%)의 두 배 수준이다.
◆美는 '은퇴·인컴형' 중심…韓은 레버리지·테마 쏠림
업계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단순 상품 구조 차원을 넘어 투자 문화와 자산관리 체계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등록투자자문업자(RIA·Registered Investment Adviser)를 중심으로 한 자문 시장이 발달해 있다. 투자자들은 연금계좌와 개인퇴직계좌(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를 중심으로 장기 자산배분 전략을 세우고 ETF를 포트폴리오 단위로 활용한다.
특히 액티브 ETF는 시장지수 기반 패시브 ETF를 보완하는 '위성 자산' 역할을 맡는다. 버퍼 ETF나 옵션 기반 인컴 ETF처럼 변동성을 줄이거나 현금흐름 확보를 목표로 하는 상품들이 대표적이다.
반면 국내 시장은 여전히 단기 수익률 중심 투자 문화가 강하다는 평가다. 개인투자자 상당수가 ETF를 장기 자산관리 수단보다 단기 매매 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에서는 투자자의 개별 투자목표에 맞춰 모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액티브 ETF를 보완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며 "반면 국내는 과거 수익률 중심 투자 문화가 강해 고위험·고수익 상품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ETF 시장은 여전히 '무엇이 많이 오를까'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출처=오픈AI]](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9/552778-MxRVZOo/20260509060022872vanu.png)
◆"무엇이 오를까"에 몰린 韓 ETF 시장…투자문화 바뀌어야
레버리지·테마형 ETF는 시장 상승기에는 높은 수익률로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어서다. 상품 수명 자체가 짧아지는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은 여전히 '무엇이 많이 오를까'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미국처럼 은퇴·인컴·현금흐름 관리 중심 시장으로 발전하려면 투자 문화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적 한계도 지적된다. 현재 국내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와 0.7 이상의 상관계수를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수와 차별화된 전략을 구현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 연구원은 "현재 규제 체계에서는 절대수익 전략이나 옵션 기반 전략 등 다양한 액티브 ETF 구조를 구현하기 쉽지 않다"며 "액티브 ETF 시장의 전략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도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고령화와 연금시장 성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월배당 ETF와 인컴형 ETF 수요가 점차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도 처음부터 지금 같은 구조였던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 역시 연금 중심 투자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 액티브 ETF 시장도 단순 테마 경쟁에서 투자목표 기반 경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