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조직개편 핵심은 비만, '에페글레나타이드' 올인 전사 재편

한상인 기자 2026. 5. 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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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전무 혁신성장부문장·사내이사 전면 배치…비만사업 상업화 총괄 맡아
개발·생산·마케팅·해외영업 통합 재편…평택 바이오플랜트 역할 확대 주목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이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해 사실상 '비만대사 중심 회사'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 조직 효율화 차원을 넘어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부터 생산, 마케팅, 해외사업까지 전사 역량을 하나의 축으로 묶으며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지난 1일 조직 체계를 ▲혁신성장 ▲지속성장 ▲미래성장 ▲성장지원 등 4개 부문으로 재편했다고 8일 밝혔다.

부문장 인사도 함께 단행했다. 혁신성장부문장에는 김나영 전무, 미래성장부문장에는 최인영 전무가 임명됐으며 지속성장과 성장지원부문장은 각각 이승협 전무와 심병화 부사장이 맡았다.

한미약품은 이번 조직 개편 핵심이 '혁신성장부문'에 있다고 밝혔다. 비만 치료제의 성공적인 국내외 안착을 위한 조직 재편이라는 설명이다. 혁신성장부문에는 신제품개발센터, 마케팅센터, 평택제조센터, 의약혁신센터, 해외영업팀 등이 통합 배치됐다.

표면적으로는 조직 효율화 성격이지만 실제 구조를 들여다보면 비만 치료제 상업화를 전제로 한 조직 설계에 가깝다.

특히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평택제조센터 편입이다. 평택 스마트플랜트는 한미약품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거점으로 장기지속형 GLP-1 계열 비만·대사 치료제 생산을 염두에 두고 구축됐다.

업계에서는 이 공장이 과거 사노피와 기술수출 계약 당시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업화를 고려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던 시설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롤론티스 중심 제한적 가동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의미가 달라졌다는 해석이다. 단순 제조 조직이 아니라 혁신성장부문에 포함시키며 에페글레나타이드 중심 비만 사업을 생산까지 포함한 독립 사업축으로 격상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현재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역시 공급 부족과 생산능력(CAPA) 문제가 핵심 이슈로 꼽히고 있다. 결국 GLP-1 시장에서는 후보물질 경쟁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생산 체계 자체가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 역시 이번 개편을 통해 개발·생산·마케팅·해외사업 조직을 하나로 묶으며 단순 연구 단계가 아닌 상업화 준비 체계 구축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해외영업팀까지 함께 배치한 점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동시에 고려한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혁신성장부문장을 맡은 김나영 전무다.

김 전무는 올해 초 한미약품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공시된 주요 경력에는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개발상무이사, 개발팀 팀장 등이 포함됐다. 오랜 기간 한미약품의 신제품 개발과 상업화 전략을 이끌어온 핵심 인물이라는 의미다.

김 전무는 이화여대 약학대학 석사와 서울대 MBA 과정을 거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 및 상업화 전략 과정에서도 전면에 나서왔다.

실제 김 전무는 한미약품 비만 신약 전략 설명 과정에서 "H.O.P 프로젝트인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도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지만 상용화되는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한미약품은 퍼스트 무버 전략을 구사한다"고 밝히며 단순 추격형 개발이 아닌 새로운 시장 개척 전략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김 전무가 혁신성장부문장을 맡고 동시에 사내이사로 선임된 점 자체가 한미약품의 전략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통 사내이사는 회사의 핵심 전략과 중장기 성장사업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인물이 맡는 자리인 만큼 한미약품이 비만·대사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공식화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한미약품은 최근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업화를 위한 전사 협의체 'EFPE-PROJECT-서사(敍事)'를 발족하며 개발·임상·마케팅·생산·유통 전략을 하나의 실행 체계로 통합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회사는 해당 협의체를 통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연내 허가 및 상업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주현 부회장은 당시 "에페는 단순히 시장에 나오는 또 하나의 GLP-1 비만약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으며 박재현 대표 역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 런칭에 한미의 역량을 더욱 집중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직개편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하며 시장 기대를 압도하는 수준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기존 ETC 중심 사업만으로는 높은 성장 프리미엄 유지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차세대 성장축인 비만대사 분야로 회사의 무게중심을 본격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미약품은 최근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차세대 비만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LP-1 계열 시장이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근육 보존, 병용요법, 대사질환 통합치료 경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한미약품 역시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과 대사질환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단순 효율화 수준이 아니라 "한미약품이 향후 성장의 중심축을 비만대사 분야로 공식화한 신호"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연구 조직뿐 아니라 생산과 마케팅 조직까지 동시에 재편했다는 점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업화를 염두에 둔 전사적 드라이브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