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6만원인데, 불타기?"…파란불 뜨자 추가매수 나선 개미들 "결국 오르더라" [개미의 세계]

김희선 2026. 5. 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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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호씨(46·가명)는 8일 아침, 증권사 앱을 하염없이 켰다 끄기를 반복했다.

평소 주식에 큰 관심이 없던 류씨는 지난달 코스피 상승 분위기 속에서 수익률이 좋은 여러 종목을 매수했다.

하지만 류씨는 망설이다 오히려 추가매수에 나섰다.

류씨의 경우, 4월 매수한 평균 단가보다 높은 가격에 추가 매수를 했기 때문에 불타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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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82% 내린 7,353.94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6.5.8 saba@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혹시라도 이러다 더 빠지면 어쩌지. 뭐라도 더 사야 하나?"

류인호씨(46·가명)는 8일 아침, 증권사 앱을 하염없이 켰다 끄기를 반복했다. '살까, 말까'를 고민하느라 금쪽같은 점심시간에도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렸다.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하며 무섭게 치솟을 때는 오히려 주식을 더 살 엄두가 나지 았았는데, 이날 하루 파란 불이 켜지자 '사야 하나' 싶은 마음에 초조해졌기 때문이다.

평소 주식에 큰 관심이 없던 류씨는 지난달 코스피 상승 분위기 속에서 수익률이 좋은 여러 종목을 매수했다. 그동안 류씨가 주식을 멀리했던 건 예전에 삼성전자를 한 번 샀다가 9층에서 한참 물려있던 경험이 있어서다. 지난해 10월 '9층 구조대'가 왔을 때 진저리를 치며 주식을 다 팔아버린 뒤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결국 FOMO(Fear of Missing Out)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주식을 시작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안 살 이유가 없었다. 그때와는 모든 것이 달라진 상황이었고,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코스피는 끝없이 치솟을 분위기였다. 류씨는 "더 늦으면 진짜 못 산다"는 친구의 말에 홀린 듯이 매수 버튼을 눌렀다.

4월 한 달 코스피가 30% 넘게 오르는 동안 계좌도 덩달아 불었다. 류씨는 매일 아침 수익률을 확인하며 주식을 다시 시작하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좌를 열자 수익폭이 줄어 있었다. 종목마다 -1~3% 수준. 손실은 아닌데 파란 불이 뜬 종목들을 보니 묘한 불안감이 밀려왔다. '삼전 9층'의 악몽이 다시 떠올랐다. 하지만 류씨는 망설이다 오히려 추가매수에 나섰다. 그리고 이날 장 마감을 앞두고 코스피는 양전에 성공했다.

파란 불과 빨간 불, '물타기'와 '불타기' 사이

물타기와 불타기는 내 평균 매입단가 대비 현재 주가로 결정된다. 물타기주가가 내려갈 때 추가로 사는 전략으로, 더 낮은 가격에 사는 만큼 평균 매입단가가 내려간다. 불타기는 반대로, 주가가 오를 때 추가로 사는 전략이다.

류씨의 경우, 4월 매수한 평균 단가보다 높은 가격에 추가 매수를 했기 때문에 불타기에 해당한다. 내가 샀을 때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하는 만큼 평균 단가는 올라가지만, 대신 보유 수량이 늘어나 상승이 이어질 경우 수익 금액 자체가 커지는 구조다. 반대로 주가가 조금만 더 내려도 수익이 급격히 줄거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위험요소도 존재한다.

불타기의 근본적인 문제는 심리에 있다. 불장에서 불타기는 감정적 베팅 규모를 키우게 만든다. "오르고 있으니까 더 사도 된다"는 과신이 계좌 전체의 특정 종목 비중을 과도하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불타기 기법을 제시한 20세기 초 전설적인 투자자 제시 리버모어 역시 "판단이 틀렸을 때 즉각 손절"을 강조했지만, 개미가 실전에서 이를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물타기든 불타기든, 중요한 건 '명확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하락 종목에서는 본전 심리에 기대 추가 매수에 나서고 상승 종목에서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뒤늦게 진입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명확한 기준 없이 내릴 때 사고 오를 때 또 사는 구조가 형성돼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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