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텔과 반도체 생산 예비 합의" WSJ

[파이낸셜뉴스]

애플이 자사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일부 생산을 인텔에 맡기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 보도에 힘입어 인텔 주가는 15% 넘게 폭등하며 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앞서 블룸버그도 지난 5일 양사가 반도체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양사는 1년 넘게 이에 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최근 수개월 사이 정식 합의에 이르렀다.
다만 소식통들은 인텔이 생산하는 칩이 어떤 애플 제품에 투입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주력인 아이폰을 연간 2억대 넘게, 태블릿 PC 아이패드와 맥 컴퓨터는 수백만대 출하한다.
인텔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90억달러 가까운 그동안의 정부 지원금을 지분 10%로 전환한 것을 계기로 부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의결권 없는 지분 확보로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한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보 정책이 맞물리면서 미 빅테크들이 인텔을 통한 반도체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체 반도체 생산 계획인 테라팹을 위해 인텔과 접촉했고, 인공지능(AI)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도 인텔을 지원하고 나섰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런 빅테크와 인텔 간 협력을 막후에서 조율한 것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다.
러트닉 장관은 팀 쿡 애플 CEO를 비롯한 애플 고위 경영진도 지난 1년 수차례 만나 인텔과 협력의 산파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애플과 협력에 합의하면서 인텔은 러트닉이 주선한 스페이스X와 테슬라, 엔비디아를 비롯해 대형 빅테크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할 수 있게 됐다.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을 장악했던 인텔은 AMD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고, 기술 개발과 관련한 거듭된 헛발질 속에 지난 10년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에 뒤처졌다.
그러나 지난해 팻 젤싱어 CEO를 립부 탄으로 교체한 것을 계기로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지원금을 인텔 지분으로 바꾼 뒤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면서 경쟁력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인텔과 애플의 이번 합의는 "미 정부의 승리"라면서 애플이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텔의 손을 잡은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무어 인사이츠 앤드 스트래터지 설립자인 애널리스트 패트릭 무어헤드는 야후파이낸스에 애플과 잠정합의는 인텔의 18A, 14A 공정이 빅테크의 요구를 충족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인텔 폭등세 속에 엔비디아와 마이크론도 동반 상승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들 3개 반도체 업체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000억달러(약 146조원) 가까이 폭증했다.
브로드컴과 AMD도 동반 급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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