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잇단 균열… 2대 노조, 1대 노조에 사과 요구
“위원장이 교섭위원에 협박성 발언”
3대 노조 이탈 이어 勞勞갈등 격화
반도체 성과급 집중, 다른 직군 불만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전날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공문을 보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위원장이 DX(가전·모바일 등 디바이스 경험 부문)를 챙기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교섭위원에게 ‘교섭 배제’ 등을 거론하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전삼노는 공문에서 “개인 공격을 넘어 DX 조합원의 목소리를 지우겠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선 4일엔 3대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이 초기업노조가 자신들을 ‘어용 노조’라 비하했다며 교섭단에서 전격 이탈하기도 했다.
근로자의 절반이 넘는 7만3000명 이상이 가입한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와 전삼노,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사 측과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총파업을 10여 일 앞두고 동시다발적인 내부 균열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노노 갈등의 근본적 배경에는 반도체 직군에 집중된 성과급 요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내 다수를 차지하는 반도체 등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며 교섭의 초점은 반도체가 되어 왔다. 실제로 현재 노조는 흑자를 낸 메모리사업부뿐 아니라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에 대해서도 성과급을 요구 중이다. 반면 메모리 원가 상승 등으로 실적 부담을 안은 DX 부문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면서 해당 직군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졌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가치나 이념이 아닌 이해관계에 매몰된 상황”이라며 “경제적 이해관계에 치중한다면 (노조가) 5개, 10개로 더 분화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구성원 권익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업을 둘러싼 노사 간의 법적 대응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반도체 웨이퍼 변질 방지 등을 이유로 노조의 쟁의행위(파업)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수원지법은 5월 13일 2차 심문을 진행해 노조 측 입장을 들은 뒤 파업 전에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일 노조 상생지부장 등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법원의 일부 공정 쟁의행위 금지 결정에도 노조가 파업을 강행해 조업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 사 측의 판단이다. 반면 노조 측은 “면담을 앞두고 조합원의 심리적 위축을 노린 과도한 소송 남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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