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살 돈 댈게, 우리한테 메모리 팔아라”
선금 내고 물량 확보 장기공급 계약
각종 장비 구매 자금 지원 방안 제시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글로벌 빅테크들로부터 전례 없는 반도체 공급 제안을 받고 있다. 선금을 내고 물량을 확보하려는 장기공급계약(LTA)이 늘어날 뿐 아니라, 이제 고객사에서 각종 장비 구매 비용까지 대겠다고 나서고 있다.
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6명을 인용해 “SK하이닉스 고객사들이 전용 메모리 생산 라인 투자 등 다양한 제안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선금을 내고 LTA(장기공급계약)를 맺을 뿐 아니라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 메모리 생산에 필요한 장비 구매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EUV 장비는 웨이퍼 위에 미세 회로를 새기는 핵심 설비로, 대당 수억 달러에 달한다. 일부 제안은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에 짓는 대형 반도체 클러스터에 AI 학습·운용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을 생산하는 팹에 집중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 외에도 안정적 메모리 확보를 위해 전략적 지분 투자를 하기도 한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인 일본의 키옥시아와 미국 샌디스크,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솔리다임은 지난 3월 627억대만달러(약 3조원)를 투자해 대만의 D램 업체 난야 지분 약 11%를 인수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D램을 확보하기 위해 솔리다임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키옥시아는 투자 공시에서 “현재 AI 수요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비즈니스는 급속히 팽창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투자로 장기적 D램 공급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납품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고객사들과 기존 분기·단기 계약보다 다년 장기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아졌다. 반도체 산업은 수요가 급증해 호황이 오면 그 뒤로 공급이 과잉돼 불황이 반복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장기 계약보다는 단기 계약이 선호된다. 그러나 AI 수요가 계속되면서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지자 고객사들이 LTA를 맺어서라도 공급을 확보하려고 나서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공급 가능한 범위 내에서 LTA를 추진 중이며, 일부 고객사와 이미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16달러로 작년 4월(1.65달러)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0배 수준으로 올랐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 제품 역시 16개월 연속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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