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말차에 이은 보랏빛 참마 열풍

조유미 기자 2026. 5. 9.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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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독특한 색감으로 인기
자색 식재료 ‘우베’

케이크, 도넛, 아이스크림, 생크림까지 온통 보랏빛이다. 카페와 베이커리에 이어 편의점과 대형 마트까지 점령했다. 말차의 초록빛에 이어 짙은 보라색 유행이 국내외 식음료 업계를 장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재배되는 자색 참마의 일종인 식재료 ‘우베(Ube)’ 이야기다.

동남아시아에서 재배되는 ‘우베’. 자색 참마의 일종이다. /뉴인디안슈퍼마켓

우베는 껍질이 흙색에 가깝지만 내부는 선명한 보라색이다. 고구마 같은 은은한 단맛과 견과류 같은 고소함 덕에 디저트 재료로 널리 쓰여 왔다. 마 특유의 찰기가 있어 크림이나 반죽에 섞었을 때 쫀득한 식감을 살려준다. 연유나 버터 등을 함께 넣어 으깨 만든 잼과 비슷한 형태의 ‘우베 할라야’가 대표적이다.

우베 열풍은 미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리서치 업체 ‘데이터센셜’은 2026년 식음료 트렌드 중 하나로 우베를 꼽으며 “올해 미국에서는 우베를 활용한 메뉴 비율이 4년 전보다 231% 늘었다”고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은 우베 170만㎏을 수출했는데 그중 절반 가까이가 미국으로 향했다. 스타벅스는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우베 음료를 올해 초 미국 전역에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보라색은 식욕을 자극하지 않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 상태에서 보라색 식재료는 드물다. 그럼에도 우베가 인기를 끄는 것은 ‘건강해 보이는 이미지’와 인공 색소 없이 뽐내는 ‘독특한 색감’ 때문이다. 자극적인 색감에 열광하면서도 천연 식재료를 선호하는 요즘 세대의 소비 심리를 관통했다는 것이다. 실제 우베는 식이섬유와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일각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에 쏠린 대중적 관심이 최근 우베가 주목받는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우베 유행이 과거 ‘말차 열풍’의 흐름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말차는 특유의 쌉싸름한 맛에 자연을 연상시키는 초록색 이미지가 건강한 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와 맞물리며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우베는 말차처럼 강렬한 색감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데다, 카페인이 없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말차와 차별화되는 인기 요인까지 갖췄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시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우베 열풍이 지난 뒤에는 이런 수요를 충족하는 또 다른 식재료가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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