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업 포기합니다”…어버이날 햄버거 나눔 7년째
부자가 함께 이어온 효 실천…“베푸는 날이 더 행복하다”

"오늘 하루는 영업을 포기하는 거죠. 그냥 어르신들께 베푸는 날입니다."
어버이날인 8일 오전, 구미시 신평동 롯데리아 신평점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줄 끝에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서 있었다. 매장 안에서는 햄버거와 음료가 쉼 없이 건네졌고, 계산대에는 가격표 대신 따뜻한 나눔의 마음이 놓였다.
이날 하루 매장을 통째로 지역 어르신들에게 내어준 이는 롯데리아 신평점을 운영하는 고영헌(62) 대표와 아들 고도현(32) 씨 부자다. 이들이 어버이날마다 무료 햄버거 나눔을 시작한 것은 올해로 7년째다.
고 대표는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는데 해마다 입소문이 나면서 규모가 점점 커졌다"며 "지난해에는 1000명 정도가 다녀갔고 올해는 더 많을 것 같다"고 웃었다.
행사가 열리는 이날만큼은 사실상 하루 영업을 접는다. 식재료비와 직원 인건비 등을 합치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부자는 한 번도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았다. 고 대표는 "하루 비용만 따져도 1000만원 가까이 된다"며 "그래도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니까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별한 홍보도 없었다. 매장 앞 현수막 한 장이 전부였지만, 어르신들은 서로 소식을 전하며 해마다 이곳을 찾았다. "누구에게 소개받아 왔다"는 이야기가 입소문처럼 퍼지며 이제는 지역의 대표적인 어버이날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이 따뜻한 나눔의 시작에는 아들 고도현 씨의 제안이 있었다. 고 대표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들이 '어버이날에 어르신들께 작은 나눔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먼저 이야기했다"며 "평소에도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아들 말에 바로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부자는 현재 매장 운영도 함께하고 있다. 고 대표는 "가게 문 열 때부터 아들이 함께했는데 너무 잘한다"며 흐뭇해했고, 고도현 씨는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와 주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매장이지만 이번 행사는 본사와 관계없이 부자가 자발적으로 이어가는 나눔이다. 고 대표는 "나눔은 하는 사람도 좋고 받는 사람도 좋은 것 아니겠나"며 "내가 이곳에서 장사하는 동안은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신평동에서 온 어르신들은 "자식들이 타지에 있어 친구들끼리 식사하려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게 됐다"며 "매년 이렇게 챙겨줘서 정말 고맙고 햄버거도 아주 맛있다. 어버이날인데 마음까지 든든해진다"고 입을 모았다. 또 "처음에는 지인이 알려줘 왔는데 이제는 해마다 기다리게 된다"며 "이런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구미에서 나고 자란 고 대표는 마지막까지 담담했다. 그러나 매장 안에서 환하게 웃으며 햄버거를 건네는 그의 모습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어버이날 하루, 영업보다 효(孝)를 택한 부자의 선행은 올해도 구미의 따뜻한 풍경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