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노조 움직였다... 삼성전자 노사, 전면전 가나

정용진 2026. 5. 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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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총파업 앞둔 삼성 노사, 막판 협상 재개
성과급 15% 대 10%…입장차 좁히기 난항
정부 중재 속 사후조정 돌입...타협 가능성 주목
노조 내부 균열 변수...파업 동력 약화되나
[지데일리] 총파업 시계를 앞에 둔 삼성전자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성과급 지급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이번 협상이 파국을 막을 마지막 분수령이 될지 산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총파업을 앞둔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두고 다시 협상에 나선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요구하고, 회사는 10%를 제시하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 중재 속 사후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파업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8일 성과급 규모와 지급 기준을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사후조정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후조정은 이미 노동쟁의 조정이 끝나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노사 양측이 동의할 경우 노동위원회가 다시 중재에 나서는 제도다.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도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는 장치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의미가 작지 않다. 조합원 약 7만4000명을 대표하는 초기업노조가 정부의 권유를 받아들였다는 점 역시 협상 국면에 변화를 예고한다.

이번 결정은 정부의 개입 속에 이뤄졌다. 초기업노조는 김도형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과의 면담과 노사정 미팅을 거쳐 사후조정 참여를 확정했다. 

고용노동부는 교섭 지원 의지를 강조하며 갈등 완화를 위한 중재 역할을 자처했고, 노조 역시 이를 받아들이며 협상 재개에 나섰다.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집중 조정은 사실상 총파업 이전 마지막 협상 창구로 평가된다.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재원이다. 노조는 올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회사는 SK하이닉스 사례를 참고해 10% 수준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요구 격차가 크고, 성과급 산정 방식 자체에 대한 인식 차이도 깊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협상은 결렬된 바 있다.

노조 내부에서도 미묘한 균열이 감지된다. 초기업노조를 중심으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등이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최근 동행노조가 공동투쟁본부에서 이탈하며 결속력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는 향후 파업 동력과 협상력에 영향을 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도한 요구가 다른 노동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우회적 경고 메시지를 내놨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조속한 대화를 촉구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만큼, 국가 경제 차원의 부담도 고려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노조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예정된 파업이 현실화될 된다면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사업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이번 사안은 성과급 비율을 둘러싼 분쟁에서 나아가 국내 대기업의 보상 체계와 노사 관계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고성과 산업에서 이익 배분 기준을 어디까지 노동과 공유할 것인지, 이를 어떤 방식으로 제도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는 수치 협상에 머무르지 않고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정부 역시 일회성 중재를 넘어 노사 자율 협상이 작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이번 협상이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실질적 양보와 신뢰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