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을수록 더 완벽해진다"..'나노 입자 역설' 풀었다
【 앵커멘트 】
여러 금속을 섞으면
구조가 불안정해진다는 건
나노소재 분야의 오랜 상식이었는데요.
KAIST 연구진이 오히려 많은 금속을 섞을수록
더 균일하고 안정적인 나노입자가
만들어진다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조형준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 기자 】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수준인 초미세물질, 나노입자.
반도체와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힙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나노입자는 한 가지 원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성능 향상을 위해선 여러 금속을 섞어줘야 하지만, 그럴 경우
원자 크기와 반응 속도가 달라 구조가 쉽게 흐트러진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KAIST와 미국 스탠퍼드대 공동 연구팀이 나노 분야의 오랜 상식을 뒤집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복잡할수록 더 균일해진다.'
니켈과 철, 구리 등 5가지 금속을 한꺼번에 섞었더니 오히려 입자 구조가 더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형성된 겁니다.
3개 혹은 4개를 혼합했을 때보다도 오히려 더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윤지수 /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
- "오히려 금속을 더 많이 넣었더니 금속이 반응한 속도들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나노입자의 역설'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연구팀은 서로 다른 금속원자들이 경쟁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먼저 자리를 잡은 원자가 다른 원자들이 더 쉽게 자리를 잡도록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겁니다.
▶ 인터뷰 : 윤지수 /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
- "먼저 반응하는 원소들이, 그다음 반응한 원소들이 기존에는 환원되기 어려웠지만 환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소 역할을 하면서…."
혼합되는 금속의 종류와 비율은 크게 상관이 없어 향후 나노입자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 등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인터뷰 : 정희태 /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석좌교수
-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사실은 많은 과학자들 오랫동안의 숙원이었습니다. 여러 금속을 쓰는 연구가 앞으로는 더욱더 활발해질 것 같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습니다.
TJB 조형준입니다.
(영상 취재: 송창건 기자)
(화면 제공: 카이스트)
(CG: 박보영)
조형준 취재 기자 | brotherjun@tj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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