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②] 하루 "돈가스 튀기고, 과일 깎고...19살에 혼자 남겨졌지만 음악만은 포기 못했다"

주진노 기자 2026. 5. 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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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때 시작한 알바, 어머니 반대에도 "엄마 위해" 계속...주점 야간 알바하다 트로트 가수 됐다

 

"제가 돈을 아예 안 벌 수는 없는 상황이었어요."

22살 트로트 신예 하루의 10대는 알바의 연속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계속됐다. 19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그는 밤새 일하고 낮에 뮤지컬을 배우며 음악의 꿈을 놓지 않았다.
하루는 지난 4일 MHN스포츠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어머니 병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여러 알바를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결혼식장 서빙이 첫 알바...정식으로는 코엑스 돈가스집"

하루의 첫 아르바이트는 결혼식장 서빙이었다. "음식 트레이 치우고 그런 거 위주로 하다가, 그거는 1일 알바다 보니까 정식으로 할 수 있는 걸 찾았어요."
고1 때 찾은 정식 알바는 코엑스에 있는 사보텐 돈가스집이었다. "미성년자 때는 부모님 동의가 없으면 할 수가 없거든요. 집안 형편이 그렇게 좋지 않고 여유가 없다 보니까, 또 어머니가 그때 아프시기도 하고. 제가 일을 하겠다고, 시켜달라고, 나 괜찮다고 해서 시작했어요."
덕수상고에 다니던 하루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돈가스 튀기면서 자르고, 밥 짓고, 설거지하고. 이런 걸 계속 했어요. 한 1년 안 되게 했는데, 학생 때다 보니까 주방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손이 트고 막 그러잖아요."어머니는 속상해했다. "안 했으면 좋겠다, 안 했으면 좋겠다 계속 얘기를 하셨어요."

"과일독 심했지만...엄마 위해 계속했다"

1학년이 끝나고 돈가스집을 그만둔 하루는 조금 있다가 바로 다른 일을 시작했다. "제가 돈을 아예 안 벌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요."
이번에는 과일 가게였다. 배달과 포장 전문점이었다. "생과일 깎고 포장하고, 생과일 갈아서 주스 만들고. 그런 일을 오래 했는데, 과일독이 진짜 심하거든요."
과일독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장갑을 껴도 과일물이 이렇게 다 섞이면서 손이 부르터요. 장갑 안에는 습하니까 손에 염증이 너무 많이 생기고, 장갑을 끼고 계속해도 간지럽고..."
결국 어머니가 직접 찾아왔다. "과일 가게 때는 찾아오셨어요. 이제 일하지 말라고."
자식이 고된 일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어머니에게도 고통이었다. 하지만 하루는 어머니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계속 일해야 했다.
"밤새 주점 알바, 낮 12시에 나와서 뮤지컬 공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였다. 19살, 세상에 홀로 남겨진 하루는 생계를 위해 주점에서 일했다.

 

"어머니 돌아가시고부터는 주점에서 일했어요. 밤새도록 일하는 걸로. 밤새 일을 하고 낮 12시에 나와 가지고 뮤지컬 공부하고, 다시 저녁 6시에 출근하고. 그거를 계속 했거든요."
그때 하루는 뮤지컬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뮤지컬은 연기, 노래, 무용을 모두 배워야 했다. 낮에는 입시 학원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주점에서 일했다.

"그때 제가 너무 말라가지고요."
무용 선생님이 그런 하루를 보고 트로트를 권했다. "무용 선생님이 '트로트 해봐라' 하고 소개시켜주신 거예요. 그게 지금 소속사 대표님이시고."
"피아노만 치던 아이, 래퍼 꿈꾸다 트로트 가수 되다"
하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7살에서 8살 넘어갈 때부터 쭉 피아노를 쳤다.
"피아노를 치는 게 너무 재밌었는데, 피아노로 제가 막 혼자 뭘 만들고 작곡을 하고 이런 게 더 재밌는 거예요."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에서도 아들을 피아노 학원에 보냈다. "아버지 없다고 기죽지 말라"고 늘 말씀하셨다. 하루는 학교에서 부모님 직업을 적고 발표할 때마다 기죽어 있었다.
"어머니가 항상 그런 얘기를 하셨던 것 같아요. 기죽지 말라고."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힙합에 빠져 래퍼를 꿈꿨다. "힙합에 관심 많은 친구들도 많았고, 저도 워낙 많았었고. 잠깐 빠져 있었던 거죠." 하지만 래퍼의 꿈은 접었다. 그리고 뮤지컬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트로트와 만났다.

"안 해본 일이 없었지만, 음악만은 포기 못했다"

돌이켜보면 하루의 10대는 생존의 연속이었다. 결혼식장 서빙, 돈가스집 주방, 과일 가게 배달, 주점 야간 알바.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저 뭔가 어릴 때부터 항상 느낀 거는 피아노를 치는 게 너무 재밌고 하는데, 다른 꿈이 없었거든요. 계속 피아노하고 계속 음악 관련된 일만 생각했어요."
어머니는 노래하는 것보다 직장생활을 하거나 기술을 배우길 바랐다. 하지만 하루는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다.

 

2024년 4월 트로트 아이돌그룹 '에닉스'로 데뷔했고, 같은 해 10월 솔로로 전향했다. 그리고 2025년 12월, '아침마당' 왕중왕전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솔직히 얘기하면 에닉스로 데뷔했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를 상태였고, 형들한테 피해만 끼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솔로 활동을 하면서 배우고 또 하다 보니까, 이게 더 잘 맞더라고요." 돈가스를 튀기고, 과일을 깎고, 밤새 일하던 그 시절. 하루는 그때도, 지금도 음악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릴 적 엄마가 일 하셔서 혼자 있을 때마다 절 위로해준 건 음악이었어요. 정말 여러 음악을 들으면서 위로를 받았죠.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면 제 감정을 바로바로 표현할 수 있었고요."

3편에서 계속...

사진=루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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