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노, FDA 제동에 미국 진출 전략 흔들리나
기술 실패보다는 검증 문제에 무게
상업화 지연 가능성에 시장도 ‘촉각’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뷰노가 개발한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미국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보험 보상 체계 적용 일정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업화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가치도 요동치는 가운데 미국 시장 전략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뷰노는 FDA로부터 뷰노메드 딥카스의 510(k) 신청건에 대해 NSE 판정을 통보받았다. 510(k)는 기존 허가 제품과 비교해 안전성과 성능 등을 평가하는 미국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다. NSE는 기존 허가 제품 대비 충분한 동등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에 기업가치도 크게 흔들렸다. FDA 결정이 알려진 이후 첫 거래일에만 회사 주가가 20% 가량 급락했다.
◇ FDA 결정 파장, NTAP 재신청 가능성
딥카스는 병원 입원 환자의 혈압, 맥박, 호흡, 체온, 산소포화도 등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환자가 24시간 안에 심정지를 겪을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는 솔루션이다. 의료진이 놓칠 수 있는 위험 신호를 AI가 먼저 감지해 경고를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의료현장에 도입돼 사용 중이며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2023년 초 FDA에 510(k) 허가를 신청했으나 보완 요구 등으로 심사 절차가 지연됐고 결국 NSE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FDA의 판정으로 미국 시장 상업화 일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는 FDA 승인을 기반으로 미국 병원에 딥카스를 도입한 뒤 미국 정부 보험 시스템(CMS)의 보상 체계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구상해왔다. 이 과정에서 중요 변수는 NTAP 적용 여부였다.
NTAP은 병원이 혁신 의료기술을 도입할 경우 미국 정부가 추가 비용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병원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줄어들기에 새로운 AI 솔루션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시장에서는 딥카스가 FDA 허가를 받으면 향후 NTAP 적용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해왔다.
FDA 일정이 지연되면서 NTAP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딥카스는 지난달 초 2027 회계연도 적용 가능 NTAP 목록에 포함됐다. 이때 실제 적용 조건 중 하나가 이달 1일까지 FDA 510(k) 허가를 받는 것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허가 불발로 2027 회계연도 적용을 위해서는 다시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미국 시장에서 실제 매출을 만들어내는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상업화 장벽 확인, 美 매출 시점 지연
FDA가 추가 임상이나 데이터 확보를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시장 특성상 다양한 지역과 인종 데이터를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딥카스가 일반 병동에서 사용하는 심정지 예측 솔루션이기에 실제 의료현장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 과정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의료 AI 산업의 높은 상업화 장벽이 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반적인 AI 서비스는 데이터 축적, 절차 개선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반면, 의료 AI는 사람 생명과 직접 연결되는 분야인 만큼 단순 정확도를 넘어 실제 의료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도 엄격하게 검증한다.
회사는 미국 시장 전략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뷰노 관계자는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을 필두로 한 글로벌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와 사업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며 "미국 내 정식 매출 발생 시점이 당초 계획 대비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며 유의미한 매출 발생은 허가 이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허가 이후 신속한 사업화를 위해 현지 파트너십, 연구 협력 등 제반 준비도 지속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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